터키가 20일(현지시간) 수입 철강 등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 미국을 자유무역 규정을 위반했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dpa·AFP 통신 등에 따르면 터키는 WTO에 보낸 서한에서 “미국이 지난 6월 주요 국가를 상대로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자유무역 규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터키에 대해 이 같은 관세율을 다시 두 배로 올린 것은 추가적 위반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WTO는 웹사이트에 게시한 성명을 통해 “터키는 (미국의) 조치가 WTO의 세이프 가드(긴급수입제한) 협정과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의 여러 조항과 배치된다고 주장했다”고 소개했다. WTO 규정에 따르면 제소국인 터키와 피소국인 미국엔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60일간의 시간이 주어지는데 만약 양측이 협상에 실패하면 WTO가 직접 판결을 내릴 수도 있다.
터키와 미국은 터키의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 장기 구금으로 심각한 불화를 겪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일 터키가 2년 가까이 억류 중인 브런슨 목사의 석방을 압박하며 터키 장관 2명에 대해 미국인과의 거래를 금지하고 미국 내 재산을 동결 조치시키는 등 제재를 가했다. 또한 지난 10일에는 터키산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각각 50%, 20%로 2배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터키도 미국산 자동차(120%), 주류(140%), 잎담배(60%) 등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상하면서 양국 관계는 역대 최악 수준으로 악화한 상태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