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입김 등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최종면접이 21일 열렸다.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등 후보자 13명 대부분이 참석했다.
이날 서울 강남구 신사동 국민연금 남부지역본부에서 열린 면접에 참석한 주 전 대표는 지원 동기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면접 대상자일 뿐”이라며 말을 아꼈다. 면접 30분 전에 도착한 주 전 대표는 언론들의 관심이 부담스러운 듯 후문으로 입장했다. 주 전 대표는 한화투자증권 재직 시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주요 증권사 중 처음으로 반대 의견을 냈고 증권사 운영 전반을 투자자 중심으로 바꾸면서 일반 투자자 사이에서 지지도가 높았지만 구조조정에 대한 반발과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등의 여파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퇴했다. 주 전 대표는 국민연금 개혁 방향에 대해 팟캐스트나 저서를 통해 강하게 주장했으며 더불어민주당 국민경제상황실 부실장을 지내 여권과 연결고리가 있다. 그러나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일부 전직 한화투자증권 직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인선 반대 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운용 경험이 부족한 점과 한화투자증권 재직 시절 독선적이었다는 업계 비판은 약점이다.
또 서류상 점수가 가장 높은 유력후보인 안효준 BNK글로벌 부문 대표 역시 면접에 참석했다. 그는 서울증권 뉴욕사무소장을 시작으로 호주 ANZ 펀드운용매니저, 대우증권 홍콩법인 이사, 독일계 자산운용사 BEA유니온인베스트먼트 아시아 지역 펀드매니저 등으로 실무 경험을 쌓았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서 해외증권실장과 주식운용실장을 맡았다.
채규성 BNY멜론은행 서울지점 대표, 정재호 전 새마을금고 CIO도 면접에 참여했다. 채 대표와 정 전 CIO는 민간투자 업계를 거친 새마을금고 출신이면서 두 차례 이상 국민연금 CIO 최종면접에 도전한 공통점이 있다.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의 류영재 대표, 이승철 전 산림조합 전무, 이기환 인하대 금융투자학과 교수 등도 면접에 응했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민간 운용 업계와 공적 기관투자가를 두루 거치고 의지가 높아도 여권과 연결고리가 없으면 낙마하는 분위기가 여전하다”고 전했다.
/강도원·임세원기자 wh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