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은 5일 “최근 벌어지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의 본질은 세계 경제 패권 장악을 위한 주요2개국(G2)의 예고된 힘겨루기”라며 “대미·대중 무역 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나라 경제에 끼칠 영향은 지대하다”고 우려했다.
문 의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중 기술패권 전쟁, 한국의 생존전략’ 토론회에 참석해 “반도체·자동차·디스플레이 등 핵심기술의 해외유출 피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우리나라 현 상황에서 미국 기술이나 지식재산권을 둘러싼 문제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격변의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생존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지 정부와 국회·각계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문 의장은 이날 여야 5당 대표들과 국회에서 오찬 회동을 갖고 국정 현안을 함께 논의한 뒤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 간 회동을 매월 한 차례씩 정례화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참석했다. 민주당·바른미래당·평화당 지도부가 새로 선출된 후 여야 5당 대표가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해찬 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여야 대표가 매달 한 차례씩 만나기로 했다”며 “각 당을 초월하자는 뜻에서 모임 이름을 ‘초월회’로 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첫 회동에서는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 문제를 비롯해 개헌과 정치개혁, 선거구제 개편 등 다양한 현안이 두루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와 내각에서 이해찬 대표, 김 위원장, 정 대표 등과 호흡을 맞췄던 문 의장은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 농담을 던지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문 의장이 상대적으로 젊은 50대 초반의 이정미 대표에게 “여긴 다 올드보이인데 이 대표만 ‘영(young)’하다”고 하자 이정미 대표는 “올드보이가 아니라 골드보이로서 협치를 잘 만들어보자”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