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카드발급 대란' 부른 자영업지원용 수수료 인하

카드사 수익줄자 잇따라 중단

"단종 전 신청" 새벽까지 대기




국내 카드사들이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 잇단 인하로 수익이 줄어들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고객 혜택이 큰 카드의 발급을 잇따라 중단하고 있다. 정부가 카드 수수료 인하를 통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정책이 결국에는 카드 고객들의 혜택 축소라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이 때문에 혜택이 큰 카드가 단종되기 전에 가입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온라인 채널 등으로 일시에 몰리다 보니 새벽까지 대기하는 등의 발급신청 전쟁을 치러야 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카드의 ‘더오카드’가 단종된다는 소식에 발급신청 마감 직전까지 신규 발급신청이 폭주했다. 지난 10일 오후6시까지만 신청을 받다 보니 애플리케이션이나 전화(ARS)를 통한 신청이 폭주하면서 일부 소비자들은 삼성카드의 24시간 발급 시스템을 활용해 새벽까지 카드 발급신청에 매달릴 정도였다. 온라인 카드 모집이 이뤄지는 A사이트에서는 이달만 해도 더오카드의 신청 건수는 150여건에 달했다. 삼성카드의 더오카드는 연회비가 60만원으로 비싼 편이지만 항공사 마일리지나 백화점 포인트 등의 혜택이 커 고객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삼성카드가 비용절감 등을 이유로 발급을 중단하기로 하자 단종되기 전에 신규 발급을 하려는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발급신청 전쟁’이 벌어진 것이다.


올해 초 하나카드의 ‘크로스마일 스페셜에디션(SE) 카드’ , KB국민카드의 ‘로블카드’ 등 혜택이 좋다고 알려진 카드의 신규 발급이 잇따라 중단되자 소비자들의 신청이 쇄도한 적이 있다. 카드사들은 카드 수수료의 지속적인 인하로 고객 혜택이 큰 카드의 발급을 중단하는 등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고객 혜택이 큰 카드는 카드사 입장에서는 비용이다. 정부는 자영업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내년에 영세·중소가맹점 수수료를 지금보다 낮추겠다는 방침이지만 수수료 추가 인하가 현실화되면 혜택 축소를 넘어 인적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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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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