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고 한반도가 새로운 평화 국면을 맞은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이 세계평화의 건설자이자 국제질서의 유지자 역할을 맡겠다고 선언했다.
20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시 주석이 전날 장쑤성 난징시에서 개최된 ‘국제평화의 날’ 기념행사에 축하 편지를 통해 이런 입장을 알렸다고 보도했다. 편지에서 시 주석은 “평화는 인류사회가 보편적으로 기대하고 바라는 것”이라면서 “평화와 발전이 이 시대의 주제가 됐지만 여러 나라가 직면한 안보 위협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전쟁 위협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화민족은 평화를 사랑하며 중국 인민은 평화의 소중함을 잘 알고 있다”면서 “중국은 평화 발전의 길을 갈 것이며 세계 평화의 건설자이자 세계 발전의 기여자, 국제질서의 유지자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인류 운명 공동체 구축 추진과 안전한 세계 공동 건설을 주제로 한 올해 행사는 ‘국제평화의 날’ 지정 취지에 부합하며 세계 각국과 인민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축하 편지를 통해 중국 외교정책의 기본 입장을 재천명했다. 그러나 시 주석의 발언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에서 만난 가운데 나온 점을 고려하면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관계 개선 지지를 통해 동북아 질서를 안정시키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남북 정상의 평양공동선언에 대해 “평화와 번영, 화해와 협력은 한반도와 지역 인민의 공동 바람”이라면서 “중국은 한반도의 가까운 이웃으로서 남북 양측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관계 개선과 화해 협력을 추진하는 것을 일관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은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비핵화에 진전이 있길 바란다”면서 “중국은 동시에 동북아에서 기존의 북한 카드를 활용한 영향력을 유지하길 원한다”고 전했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