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서 뉴욕까지 숨 가쁜 중재외교 일정을 소화하고 온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귀국한 뒤 28일 경남 양산에서 하루 연차 휴가를 쓴다.
문 대통령은 사저가 있는 양산에서 휴식을 취하며 북미 중재 외교의 다음 행보 등을 구상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7일 “문 대통령이 오후 9시께 귀국한 뒤 바로 양산으로 이동해 28일 하루 연차 휴가를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앞서 평양에서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끝낸 후 20일 귀국했으며, 이어 23일부터는 뉴욕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출국했다.
방북 일정을 마친 지 불과 사흘 만에 뉴욕을 방문하는 강행군이 이어지며 문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들의 피로가 누적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을 거쳐 뉴욕까지 이어진 문 대통령의 정상외교는 북미 대화를 다시 재개시켰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동력을 상실해가던 북미 대화를 정상적인 궤도로 복원시켰다는 게 가장 중요한 성과”라고 밝혔다.
또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고 그 메시지를 미국에 전달함으로써 비핵화 방식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가 다시 시작된 것도 주요 성과로 꼽힌다. 유엔총회 연설에서 ‘과감한 조치’를 제안한 문 대통령은 미국 보수층과 주요 인사들을 상대로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전 세계의 의구심을 떨치게 하는데 주력했다.
아울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안을 빠르게 종결지으며 다른 국가보다 미국발 통상 압박을 비교적 잘 피해갈 수 있게 된 점도 주요 성과로 꼽힌다.
다만 대북제재의 키를 쥐고 있는 미국이 아직까지 구체적인 북한 비핵화의 상응조치를 언급하지 않고 있어 문 대통령의 중재외교가 성공했다고 단언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180도 달라진 연설을 하고, 김 위원장의 친서를 “아름다운 예술작품”이라고 까지 극찬했지만 ‘말의 성찬’일 뿐 백악관의 입장은 아직 ‘신중론’이 우세하다는 것이 외교가의 대체적 분석이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향후 미국의 대북 행보에 주목하며 북미 정상회담까지 물밑 중재외교를 활발히 가동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북한 비핵화 협상과 별도로 산적한 국내 경제현안도 문 대통령이 깊게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50% 이하로 추락했던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남북 정상회담 효과로 다시 상승 반전했지만 고용 지표가 쉽게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혁신 성장 등 문재인 정부의 개혁 정책은 국회의 벽에 막혀 있다. 문 대통령은 양산에서 휴식을 취한 후 주말에 청와대로 복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