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중국 주교, 56년만에 첫 세계주교회의 참석

중국-교황청이 주교 임명권 문제 합의

일각선 교황이 中에 굴복했다는 지적도

프란치스코 교황/연합뉴스프란치스코 교황/연합뉴스



중국 주교가 56년 만에 처음으로 세계주교회의에 참석한다.

홍콩 명보는 이탈리아 ‘바티칸 인사이더’를 인용해 교황청이 중국이 주교 임명 문제에 대해 합의함에 따라 중국 주교가 세계주교회의 참석이 가능해졌다고 1일 보도했다.


1962년 제2차 바티칸 대공회의 이후 중국 주교는 교황청이 주최하는 세계주교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주교 임명권 문제를 둘러싸고 교황청-중국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교황청이 교황의 승인을 받지 않고 중국 당국이 임명한 중국 주교 7명을 승인하는 내용의 합의를 중국 측과 타결짓게 됨으로써 중국 주교가 다시 참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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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정권 수립 이후인 1951년 외교 관계가 단절된 중국과 교황청은 3년 전부터 관계 회복을 위한 협상을 개시했으며, 이번 주교 임명 문제 합의에 따라 관계 정상화에 한발 가까워졌다. 오는 3일 청년 문제를 주제로 열리는 세계주교회의에 참석하는 중국 주교는 궈진차이 청더교구 주교와 양샤오팅 시안교구 주교이다. 두 사람 모두 중국 관방에 의해 임명돼 적극적으로 관변 활동을 하는 인물이다. 또한 궈진차이 주교는 제11차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중국천주교주교단 비서장을 맡았으며, 양 주교는 산시인민대표대회 상임위 민족종교화교외사공작위원회 부주임을 맡고 있다. 이에 대해 바티칸 인사이더는 “이번에 두 명의 중국 주교가 세계주교회의에 참석하게 된 것은 교황청과 중국의 합의 후 이뤄낸 하나의 성과로서, 중국교회의 정상화를 향한 상징적 사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 가톨릭은 교황청 인가를 받은 지하교회 신도 1,050만 명과 중국 관영의 천주교 애국회 신도 730만 명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그러나 합의를 통해 이제 두 교회는 하나로 합쳐지게 됐다. 중국은 최근 들어 지하교회에 대한 탄압을 격화시키고 있었고, 교황청은 중국과 관계 복원을 통해 중국 내 지하 가톨릭 신도들을 합법적으로 보호하고 중국에서 교세를 확장하길 원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합의는 양측의 필요성을 충족했다고 분석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합의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중국 종교 탄압의 현실을 고려해보면, 교황청의 이번 선택이 중국에 굴복한 것으로 비춰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

노진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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