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철저한 기업 선별...스타트업 명품관 될것"

김주원 크라우디 공동대표

금융인 출신 깐깐한 검증으로

페인트팜·제주맥주 등 성과

자본 선순환 통해 지속성장

투자자들엔 적정수익률 제공

크라우드 펀딩 제한 사라져야




“저희 크라우디는 ‘스타트업 명품관’을 목표로 합니다. 많은 기업을 중개하기보다는 철저한 내부 기준으로 심사를 진행하고, 해당 기업의 가치와 향후 성장성까지 살펴 선별한다는 거죠. 또 투자자들에게는 위험대비 적정한 수익률을 제공하고, 궁극적으로는 자본의 선순환을 통해 좋은 스타트업이 오래가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합니다.”

1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김주원(43·사진) 크라우디 공동대표는 이렇게 말하며 창업부터 줄곧 지켜온 경영철학에 대해 설명했다. 김 대표는 지난 1998년 크레디트스위스뱅크(CSB)를 시작으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모건스탠리,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등에서 근무한 금융인 출신으로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크라우디를 창업해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크라우디가 사업을 시작한 시점은 지난 2015년 9월 3일. 당시 리워드(보상형) 크라우드 펀딩을 하는 텀블벅이나 와디즈 등의 업체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금 공급에 대한 반대급부로 주식 등 증권을 수취하고 사업으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을 배분받는 이른바 ‘투자형(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은 온라인상의 자금 수신을 막아둔 규제 탓에 전무한 상황이었다.



김 대표는 투자형 크라우드 펀딩에 관한 규제가 풀린 직후 이 분야가 자신의 ‘제2의 길’임을 직감하고 한 때 상사와 부하직원으로 연을 맺었던 김기석 대표와 창업동지로 뭉쳤다. 그로부터 빠른 속도로 성장한 크라우디는 지난해 누적 펀딩금 34억5,000만원으로 업계 2위를 차지했다. 올해는 7월 기준으로는 25억원을 달성한 상태다.

그는 “기존 크라우드 펀딩은 기업가치나 기술에 대한 검증, 재무제표나 재고 실사 등을 제대로 하지 않아 펀딩 직후 해당 기업이 망하는 일도 있었다”며 “명확한 기준으로 선별해 투자하지 않는다면 초고위험에 속하는 스타트업 투자금은 휴짓조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크라우디가 그 위험성을 살피는 ‘1차 스크리닝’을 담당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크라우디의 깐깐한 기준을 통과한 곳들은 수천, 수만 개의 아이디어가 경쟁하는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도 돋보이는 성과를 내고 있다. 벽을 스크린으로 바꿔주는 특수페인트를 제조해 국내 최초로 코스닥벤처 펀드에 이름을 올린 페인트팜, 불과 11시간 만에 크라우드 펀딩 목표금액 7억원을 달성한 제주맥주, GS홈쇼핑이 투자를 결정한 반려동물 용품 배달 업체 펫프렌즈 등은 모두 크라우디를 통해 투자자들과 단단한 연결고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크라우디는 스타트업 관계자와 전문 투자자들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도록 하는 ‘크라우디 나잇 라이브(CNL)’를 오는 18일 시즌5로 다시 선보일 계획이다. 크라우디 같은 플랫폼들이 스타트업-투자자의 연결고리뿐만 아니라 스크리닝 역할을 하는 만큼 개인투자자의 경우 연간 총 1,000만원(동일 발행인당 500만원)으로 제한된 크라우드 펀딩 제한이 사라져야 한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한편 김 대표는 최근 크라우드 펀딩 업계에 변화를 몰고 올 시도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것은 바로 암호화폐 토큰을 리워드로 지급하는 프로젝트다. 빠르면 10월 내에 진행할 예정인 이 프로젝트는 크라우드 펀딩의 바탕이 된 온라인소액투자중개업에 관한 법률을 활용한 것이다. 만약 크라우디의 가상화폐공개(ICO)가 실현된다면 국내 암호화폐 공개시장은 크라우드 펀딩 중개 업체들이 휘어잡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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