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동성제약 쇼크에...바이오주 '와르르'

"해외 학회지에 투고 안했다" 공시

3개월간 3배 올랐던 주가 급락

주가조작 논란에 바이오주 휘청

코스닥 40여일 만에 800선 붕괴




단순한 오보일까, 주가 조작일까. ‘동성제약(002210) 쇼크’로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속히 냉각됐다. 동성제약의 해외 학회지 투고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서 주가 조작 논란까지 불거질 조짐이다. 3개월간 세 배 반가량 급등했던 동성제약의 주가는 급락했고 바이오주 동반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는 시장 전체 매도세로 이어져 40여일 만에 코스닥지수 800선을 무너뜨렸다.

2일 코스피 상장사인 동성제약은 24.57% 급락한 2만3,95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하한가까지 추락했다. 동성제약은 빛을 이용한 항암제인 2세대 광과민제 ‘포토론’의 임상2상 시험결과를 해외 유명 학회지에 투고했다는 내용이 지난 7월20일 보도된 후 주가가 급등했다. 8월에는 한국거래소가 주가 급등 사유에 대해 조회공시를 요구했으나 동성제약 측은 “중요 공시 사항이 없다”고 답변했다. 공도현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공시부장은 “교수들이 연구 차원에서 진행하는 임상까지 일일이 사실 여부를 밝힐 것을 강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후에도 동성제약 주가는 상승세가 이어졌고 지난달 5일에는 장중 한때 4만9,300원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연초 대비 800% 넘게 오른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 투고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자 동성제약은 최초 보도가 나온 지 3개월여 만인 1일 “해외 학술지에 투고한 사실이 없다”고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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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제약 사건은 주가 조작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바이오주 전반의 투자심리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회사 관계자가 의도적으로 허위 사실을 언론에 알렸을 가능성, 3개월 동안이나 주가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의도적으로 사실을 알리지 않았을 가능성 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동성제약은 서울아산병원 교수진의 연구 결과에 따라 상품화 여부를 결정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애초에 학회지에 임상 결과를 투고하는 주체가 될 수 없다. 일부 동성제약 주주들은 “제2의 네이처셀(007390) 사태 아니냐”며 회사 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최근 반등 기미를 보였던 바이오주는 이날 동성제약 쇼크로 일제히 하락했다. 신라젠(215600)(-14.42%), 바이오솔루션(086820)(-10.29%), 케이엠제약(237720)(-9.13%) 순으로 하락폭이 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셀트리온(068270)(-1.2%),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4.28%),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3.44%), 에이치엘비(028300)(-6.39%) 등도 뚝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동성제약 쇼크가 바이오주 쇼크로 이어지면서 코스닥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1월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발표된 후로는 거래대금이 꾸준히 감소하며 활기가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2.64%나 떨어진 794.99를 기록했다. 코스닥이 800 이하로 떨어진 것은 8월29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도 오후 들어 하락폭이 커져 1.25% 떨어진 2,309.57에 장을 마쳤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오는 3·4분기 사업보고서부터는 신약 관련 해외 논문 발간, 학술지 게재 등 투자자들이 고려해야 할 사항을 공개하도록 했지만 권고 사항에 그쳐 지키지 않아도 제재할 수 없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바이오주 변동성이 워낙 커 공시 차원에서 모범사례를 만들었지만 강제사항은 아니다”라며 “애널리스트들에게도 모범 공시 기업에 대한 보고서를 많이 발행해달라고 부탁하는 등 협조를 요청하고 있고 투자자들도 신중하게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주희·우영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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