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기업 상장 때 감리 리스크 줄어든다

금융위, 절차 신속화 방안 검토

친환경 감리 조성..."제2 카카오게임즈 사태 막는다"

현대오일뱅크 상장 재추진 속도낼 듯




주식시장 상장 때 최대 변수인 기업들의 감리 리스크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상장기업의 심사감리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는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오일뱅크 등 감리지연으로 상장이 늦춰지고 있는 기업들의 행보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일 개정 외부감사법 시행 한 달을 앞두고 금융위에서 열린 ‘신외부감사법 시행상황 점검회의’에서 감리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김 부위원장이 기업 상장시 감리가 지연되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감리절차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후속조치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상장·상장폐지 실무를 담당하는 한국거래소에도 감리제도 개선안 검토를 주문했다. 그는 “최근 의견거절 감사 의견을 받은 회사의 재감사, 상장예정법인의 감리 지연 등에 대한 논란이 있었던 만큼 이번 기회에 신규 상장 및 상장폐지와 관련해 외부감사 제도가 적절한 수준에서 활용되고 있는지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해외 사례 등을 조사해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검토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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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감리절차를 개선하려는 것은 감리 지연으로 우량 기업을 놓치는 일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였던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감리 지연 등의 이유로 상장을 철회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6월 패스트트랙을 적용받아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은 뒤 한국공인회계사회의 감리를 받게 됐다. 그러나 감리가 지연되면서 카카오게임즈의 연내 상장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고 결국 카카오게임즈는 코스닥시장 상장을 취소했다. 이번 달 상장을 계획했던 현대오일뱅크도 금융감독원의 회계감리로 인해 상장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6월 재무제표에 종속기업으로 분류해왔던 현대쉘베이스오일을 공동 기업으로 변경했고 금감원은 현대오일뱅크의 회계 처리가 적절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감리에 착수했다. 현대오일뱅크는 회계감리 결과가 나오는 대로 IPO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이번에 감리 절차 개선안이 마련될 경우 연내 상장도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처럼 기업들이 감리 리스크로 상장을 철회하거나 상장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정부가 공언했던 코스닥 활성화 정책과 맞물려 달아올랐던 IPO 시장도 급속히 냉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들어 상장한 새내기주 절반가량은 공모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고전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외부 회계감사에서 ‘적정’ 의견을 받지 못한 코스닥 11개사의 상장폐지가 결정되는 등 감리 리스크는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을 가리지 않고 국내 증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제도 개선안 검토는 국내 증시의 성장엔진이 될 수 있는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 없이는 증시의 지속적인 성장이 힘든 만큼 기업 친화적 감리 환경을 만들어보겠다는 금융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금융위가 내부적으로 감리 절차 개선과 함께 거래소에 외부감사 제도 개선 검토를 지시하면서 상장폐지가 결정된 기업들이 요청하고 있는 현행 재감사 제도 개선도 이뤄질지 주목된다.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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