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051910)이 중국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증설하며 글로벌 시장 장악을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전기차 시장이 오는 2025년 2,200만 대로 6년 만에 4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에 따라 규모의 경제를 갖추기 위한 확장 전략이다.
LG화학은 23일 중국 난징 빈강 경제개발구에서 전기차 배터리 제2공장 기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난징 전기차 배터리 제2공장은 축구장 24배 크기인 6만 평 부지에 지상 3층으로 건설된다. 내년 말 1단계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3년까지 2조1,000억 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해 고성능 전기차 배터리 50만대 이상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LG화학이 남징에 2공장을 짓는 이유는 ‘집적 효과’ 때문이다. LG화학은 제2공장이 들어설 빈강 경제개발구에서 45km 떨어진 신강 경제개발구에 전기차 배터리 제1공장과 소형 배터리 공장을 운영 중이다. 또 중국 화유코발트사와 합작한 양극재 생산법인과의 거리가 180km 정도라 배터리 원재료 수급도 용이할 전망이다. 이날 행사에는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을 비롯해 김종현 전지사업본부장, 장징화 남경시 당서기 등이 참여했다. 박 부회장은 “남경 제2공장에 최신 기술과 설비를 투자해 빠르게 성장 중인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수요에 대응할 것”이라며 “중국 남경 공장이 세계 최고의 공장으로 자리매김 하게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LG화학은 이번 공장 건설로 각 대륙별 공급 거점을 활용한 글로벌 시장 장악에도 보다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남경 전기차 배터리 제2공장이 완공되면 LG화학은 ‘한국-중국-유럽-미국’ 내 총 다섯 곳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게 된다. 한국 오창 공장은 핵심 생산기술 허브기지로서 국내 수주 물량 대응 및 전체 물량 조절 기능을 담당하며 중국은 아시아 지역 수출기지, 미국 및 유럽은 현지 수주 물량 공급 대응 기지 역할을 각각 하게 된다.
특히 중국정부가 자국 전기차 배터리 사업자에게 지급하던 보조금을 오는 2020년 전면 중단한다는 계획이라 이에 따른 반사이익도 예상된다. 실제 시장조사기관인 SNE 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업체인 CATL, BYD, 파라시스(Farasis), 리센(Lishen) 등은 올 들어 8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10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며 보조금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LG화학(34.7%), 삼성SDI(27.6%) 등 국내 업체 성장률을 크게 상회한다. 반면 중국 현지 배터리 제조업체 옵티멈나노가 최근 배터리 생산 라인을 가동 중단하는 등 보조금을 등에 업은 과잉투자의 후폭풍도 만만찮은 상황이라 기술 우위를 갖춘 한국업체에 기회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