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국펀드평가 통계에 따르면 10월 신규로 설정된 공모 펀드는 총 115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152개)에 비해 24% 이상 줄어든 것으로, 362개 펀드가 설정된 지난 3월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이번 달 들어 미국 등 글로벌 증시 급락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과 저조한 수익률 등이 펀드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달 코스피 하락률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월간 기준으로 가장 높을 정도로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이로 인한 수익률 하락이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져 설정되는 펀드 개수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시장 자체가 좋지 않기 때문에 자금을 모으는데 어려울 수밖에 없고, 펀드 판매사들 입장에서도 지금 상황에선 판매에 적극적일 수 없다”며 “이런 점을 감안해 일부 운용사들이 시장 상황을 보면서 신규 펀드 출시 시점을 연기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만 “현재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과도하게 조정이 됐기 때문에 ‘고점’은 아니다”라면서 “그런 점에서 신규 펀드를 설정하는 것이 시기상 나쁘지는 않다”고도 설명했다.
설정액 현황을 봐도 이달 증시 상황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한 달 간 115개 펀드에 설정된 금액은 총 7,225억원. 이 중 절반이 훨씬 넘는 4,500억원이 지난 19일 설정된 ‘ABL국공채법인MMFI’으로 몰렸다. ABL국공채법인MMFI는 단기금융상품을 주된 투자 대상 자산으로하는 펀드로 ‘초저위험’ 상품에 속한다. 최근 미국·중국 등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고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자 자금 운용 기간이 짧은 펀드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MMF 다음으로는 이달 증시에 상장된 KRX300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가 설정액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KODEX KRX300 레버리지증권ETF’가 300억원, ‘삼성KODEX KRX300 선물인버스증권ETF’ 100억원 순이다. 이달 들어 시장 변동성이 심해지자 거래가 상대적으로 용이한 ETF를 통해 지수 상승·하락에 베팅하는 ‘단타족’이 늘어난 결과다. 반면 4차 산업혁명 관련주 모펀드에 투자하는 자펀드들은 한 달 동안 단 1억원의 자금도 끌어들이지 못해 MMF나 ETF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