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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류와 이적 사이…류, 선택의 시간

보스턴, 다저스 잡고 5년만에 정상

류현진 정규리그 7승·방어율 1.97

6년 3,600만弗 계약 끝나고 FA

다저스 '1년 200억' 제시 전망에

다년 계약 찾아 시장에 나갈수도

류현진 /AFP연합뉴스류현진 /AFP연합뉴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가을야구가 마무리되면서 류현진(31·다저스)에게도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다저스는 29일(한국시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치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에 1대5로 졌다. 시리즈 전적 1승4패의 다저스는 2년 연속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날 이겼다면 류현진은 31일 6차전 원정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리즈가 5차전으로 끝나면서 류현진은 올해 포스트시즌을 4경기 1승2패, 평균자책점 5.21의 성적으로 마감했다.

보스턴 레드삭스 선수들이 29일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이 확정되자 마운드로 달려나가며 환호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연합뉴스보스턴 레드삭스 선수들이 29일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이 확정되자 마운드로 달려나가며 환호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연합뉴스


애틀랜타와의 디비전 1차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5년 만에 포스트시즌 승리를 거둔 류현진은 밀워키와의 챔피언십에서는 2차전 4⅓이닝 2실점, 6차전 3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한국인 최초의 월드시리즈 선발투수라는 수식어를 달고 꿈의 무대를 밟은 그는 2차전 4⅔이닝 4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2사 만루에서 내려온 뒤 구원투수가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여 아쉬움이 더 컸다. 어디까지나 결과론이지만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류현진을 조금만 더 믿었다면 5이닝 1실점으로 막을 가능성도 있었다.


지난 2013년 다저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류현진은 올해로 6년 3,600만달러의 계약이 끝난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그는 그동안은 다저스 잔류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혀왔지만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팀이 있다면 꼭 남아야 할 이유도 없다. 그는 2014시즌 뒤 어깨와 팔꿈치를 수술한 이력에도 복귀 두 번째 시즌인 올 정규리그에서 7승3패, 평균자책점 1.97로 경쟁력을 증명했다. 특히 마지막 3경기에서는 19이닝 1자책점으로 눈부신 호투를 이어갔다. 현지 일부 언론은 다저스가 류현진에게 ‘퀄리파잉 오퍼(QO)’를 제시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QO는 FA 자격을 얻은 소속선수에게 빅리그 고액연봉자 상위 125명의 평균 연봉을 주면서 1년간 잔류하게 하는 제도다. 2019시즌 QO 금액은 1,790만달러(약 204억원)로 예상되고 있다. 서른이 훌쩍 넘은 류현진이 안정된 계약에 무게를 둘 경우 QO 대신 다년 계약을 제시하는 팀을 찾아 나설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러나 류현진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생각보다 박하다는 예상과 함께 1,000만달러를 받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류현진은 29일 “다시 안 다치고 마운드에서 던질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던 시즌”이라고 정리한 뒤 FA 선언에 대해서는 “지금 생각할 단계는 아니다. 좀 지나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다저스와 함께했던 6년을 정리해달라는 취재진 요청에 “개인적으로는 부상이 많아서 안타까웠지만 매년 포스트시즌에 갈 수 있는 팀이 늘 있는 것은 아니라서 그건 그리울 수 있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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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코라(오른쪽) 보스턴 레드삭스 감독과 월드시리즈 MVP로 뽑힌 스티브 피어스가 29일 손을 맞잡으며 보스턴의 아홉 번째 우승을 자축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FP연합뉴스알렉스 코라(오른쪽) 보스턴 레드삭스 감독과 월드시리즈 MVP로 뽑힌 스티브 피어스가 29일 손을 맞잡으며 보스턴의 아홉 번째 우승을 자축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FP연합뉴스


정규리그 최다승(108승) 팀인 보스턴은 5년 만에 정상에 다시 섰다. 통산 아홉 번째 월드시리즈 제패. 2004년부터 15년 사이 네 번째 우승으로 21세기 최다 우승팀이 됐다. 지난해까지 감독 경험이 전혀 없던 43세의 젊은 알렉스 코라는 ‘초보 사령탑’이라는 우려를 첫 시즌에 찬사로 바꿔놓았다. 그는 선발로 던진 투수를 구원으로 쓰고 다시 선발로 내보내는 ‘보직 파괴’로 다저스 강타선을 무력화시켰다.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코라 감독은 “허리케인 마리아의 여파로 아직도 고통받고 있는 푸에르토리코에 월드시리즈 트로피를 가져가고 싶다”고 했다. 올해 6월 보스턴으로 트레이드된 스티브 피어스는 4차전 1홈런 4타점, 5차전 2홈런 등 이번 시리즈 12타수 4안타(타율 0.333) 3홈런 8타점의 활약으로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2005년 피츠버그 입단 후 보스턴까지 7개 구단을 떠돈 그는 최고 무대에서 ‘저니맨 신화’를 완성했다. 그는 “야구는 정말 재밌는 스포츠다. 오래 버티면 이렇게 영광스러운 순간을 맞이한다”는 말을 남겼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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