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을 끼치는 일이 생겨 미안하고 가슴이 아프다.”
조용병(사진) 신한금융 회장이 1일 그룹 14개 계열사 본부장 이상 200여명의 간부들에게 e메일을 띄워 “최근 느낀 바가 많다”며 이 같이 밝혔다. 1년 4개월만에 신한금융이 금융주 시가총액 1위를 탈환하고 아시아신탁 인수를 매듭지은 지난달 31일, 검찰이 조 회장을 기소한 것에 대한 심경을 토로한 것이다.
조 회장은 “지금까지 신한은 고객과 사회의 기대에 부응해 왔다고 여겨왔지만 그것은 우리들의 생각에 불과했다”면서 “고객과 사회가 금융에 요구하는 바는 훨씬 높고 엄격하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저부터 스스로 부족함이 없는지 돌이켜 보겠다”며 “잘못한 부분은 확실히 고치고 부족한 점은 신속히 채우는 자성과 자정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 회장의 좌우명은 대학에 나오는 ‘구일신 일일신 우일신(苟日新 日日新 又日新)’이다. 그는 “진실로 하루가 새로워지려면 나날이 새롭게 하고 또 날로 새롭게 하라”는 구절을 소개하며 “날마다 새로운 각오로 신한금융그룹의 최고경영자(CEO)라는 막중한 소임을 최선을 다해 수행해가겠다”고 다짐했다.
인재 채용 및 육성에 대해서도 획기적인 변화를 주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조 회장은 “과거의 관행을 탈피하고 시대 흐름에 맞춰 제도와 시스템을 완전히 탈바꿈시켜 나갈 것”이라며 “고객을 대하는 자세, 상품과 서비스, 사회공헌 등 모든 면에서 더 높은 기준과 원칙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3분기에도 국내와 해외, 은행과 비은행 등 경영 전반에서 내실 있는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을 인수하며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조 회장은 시총 1위에 다시 오른 것에 대해 “신한이 거둔 성과와 미래의 가능성을 시장에서도 높게 평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조 회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 지난달 11일에도 채용비리 논란에 따른 동요를 막기 위해 계열사 전 직원들에게 e메일을 보냈다. 당시 그는 “외부의 낭설에 현혹되거나 불필요한 내부의 구설을 만들지 말고 ‘원 신한’을 위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자”고 강한 메시지를 던졌고, 이번에도 흔들림 없이 담대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