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위기를 자동차 산업의 몰락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자동차 선바이저, 카고스크린 및 내·외장재 등을 완성차업체에 공급하는 1차 부품회사인 광성기업의 성민수(사진) 대표는 지난 31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자동차 부품사들에 대한 오해가 깊다며 이같이 말했다. 1983년 설립한 광성기업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2,200억원을 기록한 중견 자동차 부품사다. 미국과 중국에도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성 대표는 현재 부품사들의 겪고 있는 위기가 판매증가를 낙관하고 설비 투자에 나섰던 부담이 돌아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도 예전보다 이익이 줄었고 매일 현금흐름을 점검하면서 날이 서게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 대표는 국내 부품사들이 글로벌 경쟁력이 없다는 비판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그는 “현대·기아차의 성장에 발맞추어 글로벌 수준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갖춰 나가고 있다”며 “1차 부품사들은 대부분 자체 설계 능력이 있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제품을 공급할 역량도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업체 납품비중이 낮다는 지적에는 부품별 특성 때문이라고 답했다. 부품 크기와 무게에 따라 운송비 부담에 글로벌 기업과의 거래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해외 현지에 공장을 지어 납품도 한계가 있다. 성 대표는 “미국·유럽 업체들은 양산중에도 재입찰을 붙여 가격이 저렴한 기업으로 공급처를 바꾸는 경우가 있다”며 “돈을 들여 공장을 짓더라도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성 대표는 최근의 자동차산업의 위기의 원인을 ‘집단적 공포심(포비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은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있다”며 “개별 회사의 역량과 성장 가능성을 판단해 정상적인 금융 거래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권에서 자동차 부품사에 대한 대출을 옥죄는 것이 위기를 더 부추긴다는 의미다.
성 대표 역시 어려운 상황에서도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실제 광성기업은 매출의 1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 성 대표는 “자율주행·전동화·커넥티드카 등으로 발전하는 미래 자동차 산업에서 부품의 경량화는 필수적이며 우리는 이에 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며 “고부가가치의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글로벌 킬러 프로덕트’를 만들어 내는 것이 부품사들이 살아남 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