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주춤한 상황에서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펀드가 투자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국제유가가 올 들어 최저점을 기록한 가운데 미국의 이란 제재가 시작된 만큼 원유값이 상승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으로 지난 10월3일 76.41달러로 연간 고점을 찍은 뒤 한 달 만인 5일 63.10달러로 곤두박질쳤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 재개를 앞두고 미국이 이란산 원유수입 금지 예외 대상국가를 지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게 급락의 원인이다.
이에 따라 연초 이후 20% 이상 수익을 낸 원유 펀드들이 최근 한 달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KBKBSTAR미국S&P원유생산기업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 -17.73%,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 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 -15.19%, ‘삼성KODEX WTI원유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 -15.01% 등 주요 원유 펀드들이 한 달간 큰 손실을 봤다.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는 유가 움직임이 유동적일 것이라고 본다. 현재 석유 시장의 수급이 빠듯해 이란의 원유공급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고 미국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이 이란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란 원유수출 제재가 예상보다 강하지 않아 국제유가가 하방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다만 원유 수요가 미국 경기 확장세 및 중국의 수입 증가 영향으로 견조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국제유가 하락은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란의 원유생산량 감소분을 대응할 OPEC의 추가 생산 여력이 부족하다는 점은 국제유가 상승 압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도 “국제유가는 미국의 제재가 본격적으로 적용되면 원유공급 차질로 상승할 수 있다”며 유가 상승에 무게를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