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팁스(TIPS) 프로그램을 강화하기 위해 전문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 4차 산업혁명 흐름 속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바이오 분야에 대한 전문성 강화 행보가 눈길을 끈다. 이를 위해 지난 6월 대학과 헬스케어 등 특정 영역에서 전문성을 갖춘 운영사 6곳을 추가로 선정했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대기술지주와 한양대기술지주다. 이 두 곳은 대학 내 교수와 석·박사 과정의 우수 연구인력이 창업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물론 대학의 연구가 단순히 논문발표에서 끝나지 않고 사업화로 이어지게끔 돕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기존에도 산학협력 형태로 대학의 우수 기술을 기업에 이전하곤 했지만, 지나치게 혁신적이라는 이유로 기업이 받아들이지 못해 사장되는 경우가 많았다. 대학기술지주는 이 같은 기술을 성공적인 창업으로 연계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현오 한양대기술지주 대표는 “대학과 연계돼 있기 때문에 고품질 기술을 가진 창업팀을 발굴하고 보육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외부에서 발견한 창업팀의 아이디어가 좋지만 기술적으로는 완성되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1,000명에 달하는 한양대 교수 데이터베이스와 창업팀을 매칭해 기술로 구현할 수 있으며, 반대로 창업팀의 아이디어가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한지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코스닥 상장사인 메디톡스가 출자한 벤처캐피털 메디톡스벤처투자도 모회사를 중심으로 한 전문 분야를 내세운다. 메디톡스벤처투자는 모회사인 메디톡스의 기술인력과 인프라를 활용하는 등 중견기업과 스타트업 간의 협업을 통해 제약과 바이오·의료기기·건강기능식품·고기능성 화장품 등의 헬스케어 중심으로 창업팀을 육성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미 전문성 강화를 위해 지난 2016년부터 바이오 특화형 운영사를 별도로 선정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16년 11월 시너지아이비투자와 휴젤, 2017년 고려대기술지주를 추가로 선정했다. 현재 12개의 창업팀을 보육하고 있는 시너지아이비투자는 의약품과 소재, 의료기기 등 의료·바이오 분야의 창업팀을 육성한다. 이 곳의 가장 큰 특징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바이오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씨드부터 시리즈 B까지 단계별 투자와 글로벌 진출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BI도 경기도 성남에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바이오 특화형 인큐베이팅 센터 등을 활용하고 있으며, 국내 바이오 전문기관인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한 다양한 창업지원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휴젤은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전문기업으로서 쌓은 노하우와 협력기관의 우수 연구시설, 바이오분야 멘토그룹을 통해 연구·개발(R&D)와 마케팅, 해외진출 등을 중점적으로 지원한다. 현재 보육중인 6개 창업팀은 서울대 유전공학연구소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을 BI로 활용하고 있으며, 휴젤은 바이오 전문연구기관과의 협업체를 통해 창업팀을 발굴·지원하고 있다. 고려대기술지주도 고려대의료원이 보유한 의료전문가와 연구 시설 등의 인프라를 활용해 바이오 전문 스타트업을 발굴·투자 육성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자신만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눈에 띄는 실적을 내는 우수 운영사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2014년 팁스 운영사로 선정된 초기투자 전문 벤처캐피털(VC)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가 대표적이다. 쿨리지코너는 미국의 부트스트랩 액셀러레이터(Bootstrap Accelerator), 일본의 스팍스 그룹(SPARX Group), 말레이시아의 매드 인큐베이터(Mad Incubator) 등 강력한 글로벌 네트워크로 창업팀의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한다. 덕분에 지난 2014년 10월 선정된 스마트 수거관리 솔루션 개발업체 이큐브랩은 지난해 전체 매출 15억원 중 80%를 해외에서 거뒀으며, 이듬해 8월 선정된 보안 솔루션 업체 에버스핀은 국내외에서 300억원대의 후속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