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5일 기준 외국인은 이달 국내 상장채권을 총 9,000억원 넘게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11월 들어 1일부터 5일까지 3거래일 연속 팔아치우다가 이후 매수세로 전환해 13일에는 6,195억원 사들이는 등 강한 매수세를 보였다. 외국인은 올해 채권시장에서 순매수를 이어오고 있지만 하반기 급증한 만기상환 영향으로 9월과 10월 두 달 연속 각각 1조9,120억원, 2,740억원의 자본 순유출을 기록했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30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국은행이 약 1년 만에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져 외국인이 채권 매도세를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있었지만 반대 흐름을 나타내는 것이다.
외국인 채권 순매수에 국내 국채금리도 금통위를 앞두고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국채 3년물 수익률은 전일 대비 2.8bp 오른 1.947%에 마감했다. 지난달 18일 열렸던 직전 금통위에서 한국은행이 1.5%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2% 아래로 떨어진 국채 3년물 수익률이 아직 2%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외에 국채 5년물 수익률도 2.055%로 올해 기록한 연중 최고치인 2.593%와 비교했을 때 크게 하락한 수준이다. 채권금리 하락은 시장 강세, 채권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만기상환 자금이 한국 채권시장으로 돌아오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완전히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채권 애널리스트는 “9월보다 10월 채권시장의 외국인 유출금액이 적었고 이달에는 순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면 만기상환 자금의 대부분이 재투자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금통위를 앞두고 시장금리가 다시 오를 수 있기 때문에 채권 매수를 적극적으로 권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국내 증권시장에서도 매수세를 이어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16일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총 4,723억원을 사들였다. 이는 지난달 4조 6,380억원을 팔아치워 지수 폭락을 초래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