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의 아파트 매매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전세시장에도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이 4주 연속 떨어지는 등 매매가 보다 전세가 하락 속도가 더 가파르다.
한국감정원이 22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11월 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6%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주 전세가격 변동률(-0.03%)보다 낙폭이 2배가량 커진 수준이다. 아울러 10월 5주(-0.01%)부터 4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는 것이다. 경기 지역도 지난주 -0.04%에서 이번 주 -0.08%로 낙폭이 배로 커졌다. 지방은 지난주와 같은 -0.05%를 기록했지만, 수도권 지역에서 나타난 큰 폭의 내림세에 전국 전세는 0.06% 하락했다.
서울에서는 특히 강남권에서 하락 폭이 크게 나타난다. 이번 주 서초구가 -0.21%를 기록하면서 서울에서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고, -0.08%를 보인 강남구도 지난주(-0.02%)보다 내림 폭이 더 커졌다. 송파구(-0.04→0.08%), 강동구(-0.06% →-0.16%) 역시 지난주보다 더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 자료를 보면 송파구 잠실동 엘스 전용 59㎡는 10월에 7억 3,000만 원(19층)에 세입자를 찾았지만, 이달 들어 17층 매물은 7억 원, 20층 매물은 7억 1,000만 원으로 내린 가격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도 전용59㎡가 10월 5억 3,000만(27층)~5억 7,000만 원(3층)에서 11월 5억(24층)~5억 1,500만 원(3층)으로 조정됐다.
강북권에서는 마포구(-0.28%), 용산구(-0.13%), 서대문구(-0.07%) 등의 내림세가 가파른 양상이다. 경기에서도 하남이 지난주 -0.31%에서 이번 주 -0.39%로 떨어졌고 성남 분당은 -0.06%에서 -0.16%로 하락했다. 과천도 -0.05%를 기록해 지난주(0.01%)와 달리 하락으로 돌아섰다. 과천의 한 중개사는 “지난달 말까지 세입자들이 몰리면서 전셋값이 급격히 올랐다”면서 “하지만 최근 갑자기 오른 전세가에 수요자들이 부담을 느끼면서 거래가 보류되는 경우도 잦았고 시중에 나온 매물도 이전보다 다소 늘었다”고 했다.
이는 공급 물량 증가의 여파로 풀이된다. 아울러 전세대출의 규제가 강화된 것도 전셋값을 끌어내린 이끈 이유 중 하나다. 정부는 9·13 대책을 통해 2주택 이상은 전세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했고 1주택일 경우에도 부부합산소득 1억 원 이하까지만 전세대출이 가능하도록 관련 제도를 개편했다.
한편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주 대비 0.02% 하락했다. 지난주 -0.01%를 기록하며 61주 만에 하락 전환한 데 이어, 이번 주 조사에서 다시 하락 폭이 확대됐다. 강남구는 -0.12%로 서울 25개 구 가운데 가장 많이 떨어졌고 송파(-0.11%)·서초구(0.08%)도 지난주보다 낙폭이 확대됐다. 서남권에서는 양천구의 아파트값이 지난 6월 둘째 주 이후 23주 만에 0.01%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