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지방세수 급감 우려에..취득세 완화안 또 제외

재정특위, 내달 초 권고안 공개

양도세도 인하 안하기로 무게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다음 달 초 공개할 하반기 세제개편 권고안에 부동산 취득세 완화 방안을 제외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양도소득세에 대해서도 공평과세를 위한 전반적인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하되 세 부담 인하에 무게는 싣지 않기로 했다. 보유세를 올리는 대신 거래세 부담은 줄여간다는 방침에서 물러선 것이다.

22일 재정특위와 관계부처에 따르면 재정특위는 오는 12월부터 세제개편 토론회를 열고 권고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권고안에는 당초 기대와 달리 부동산 취득세 인하에 대한 내용은 담기지 않을 전망이다. 재정특위 관계자는 “취득세는 세수가 워낙 큰데다 지방세여서 중앙정부가 일괄적으로 다루기 힘들다”며 “통상적으로 보유세 인상과 거래세 인하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지만 내부적으로 ‘거래세 인하가 당연하다’는 공감대도 없다”고 말했다.


재정특위는 상반기 권고안에서 종합부동산세 인상을 주문하면서 반대급부로 하반기에 거래세(취득세·양도소득세) 인하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상반기 재정특위 조세분야 논의를 이끌었던 최병호 부산대 경영학과 교수도 당시 “중장기적으로 부동산 세제 전반을 개편할 필요가 있다. 취득세 부담은 점진적으로 축소할 방침”이라고 했다. 보유세인 종부세를 올리면 집을 사고팔 때 내는 거래세는 낮춰야 전반적인 부동산 세제의 조화가 맞기 때문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보유세가 부담된다면 가능하면 거래세는 경감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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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특위가 취득세 논의를 제외하기로 한 것은 취득세를 인하하면 지방세수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우려 때문. 2016년 기준 지방세의 11개 세목 중 부동산 관련 취득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3%에 달한다. 부동산 취득세가 지방 재정의 4분의1 가량을 차지한다는 뜻이다. 행정안전부는 취득세 인하로 지방자치단체가 타격을 받을 수 있는데다 지자체 세수 감소분을 정부가 보전해줘야 하는 만큼 쉽게 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반복해 왔다.

재정특위는 양도세에 대해서도 전반적인 세 부담을 인하하는 방향은 담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세 부담을) 낮출 부분 있으면 낮추되 1주택자를 위한 비과세제도를 손질하는 것을 포함해 전반적인 제도 조정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전했다. 재정특위 관계자도 “시장 상황과 관계 없이 문재인 정부 철학과 과세형평 측면에서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권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9월 종부세를 종전보다 더 높이는 내용의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하면서 고가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와 일시적 2주택자 비과세 요건을 강화하는 등 양도세 감면·비과세를 대폭 줄였는데 하반기 권고안에도 추가로 비과세 혜택을 줄이는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부동산 세제 합리화’를 과제로 내건 재정특위의 이번 권고안도 반쪽짜리에 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 전직 고위 관료는 “세금 형평성 뿐 아니라 젊은 사람들의 내 집 마련 비용을 줄여주기 위해서도 보유세 인상과 취득세 부담 완화는 함께 가야 한다”며 “지방정부 반대 때문에 권고안에서조차 물러서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세종=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빈난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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