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웨스트 헐리우드가 내려다보이는 루프 톱 라운지 바. 올리브 나뭇가지가 드리워져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긴 이곳은 미국 유명 배우, 가수, 패션 블로거 등 인플루언서(influence·영향력을 미치는 사람) 300명으로 북적거렸다. 바 중심에서 스무 명의 모델들이 ‘PALISADE(팰리세이드)’ 영문 스펠링을 모티프로 디자인한 옷을 입고 평창올림픽 무대에 올랐던 DJ레이든이 연주하는 EDM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이날 참석한 한 인플루언서는 “내가 가본 그 어떤 파티보다도 힙하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 날 웨스트 헐리우드는 현대차의 깜짝 파티에 발칵 뒤집어졌다. 헐리우드 셀럽들이 회원으로 있는 한 멤버십 라운지에서 열린 대형 플래그십 SUV ‘팰리세이드’의 사전 론칭 행사 ‘스타일 나잇’은 형식을 파괴한 마케팅으로 눈길을 끌었다. 파티에 참석한 셀럽들은 물론 파티를 지켜본 일반인들도 ‘펠리세이드’에 관심을 보였다. 이날 행사는 다음날 LA오토쇼에서 팰리세이드의 첫 선을 보이기 전 미국 시장에서 기대감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현대차는 젊은 층에게 해당 차량을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스타일리시한 패션쇼와 디제잉 파티를 어우러진 행사로 꾸몄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400만 명에 이르는 패션 모델 ‘소피아 리치’를 비롯해 빅뱅 승리 등 미국과 한국에서 활동하는 패션·음악계 글로벌 인플루언서들이 한 데 모인 가운데 ‘비욘세 스타일리스트’로 잘 알려진 ‘타이 헌터(Ty Hunter)’와 박윤희 그리디어스 디자이너가 팰리세이드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의상 20벌이 공개되자 모든 시선이 집중됐다. 의상에는 여유로우면서 즐거운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해 화려한 컬러와 형이상학적인 패턴이 적용됐다. 스타일 나잇의 전체적인 콘셉트를 기획한 타이 헌터는 “밀레니얼 세대가 인식하는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라이프 스타일을 위한 생활공간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현대차가 이런 최신 문화를 이해하고 젊은 세대와 소통하며 문화를 이끌어 가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이라고 생각해 이번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의상이 공개되는 사이 평창 동계 올림픽 폐회식에 참여해 국내 대중에게 알려진 DJ 레이든이 감각적인 디제잉으로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DJ 레이든은 “해외 유명 브랜드들이 신제품 론칭 행사를 디제잉 파티 형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요즘 트렌드”라며 “이번 행사로 현대차 기업이 밀레니얼 세대가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 기업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밀레니얼 세대와 소통하며 문화 선도
라이프 스타일 기업으로 거듭날 것”
해당 행사를 기획한 조원홍 현대차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팰리세이드를 보다 많은 고객들, 특히 젊은 고객들에게 알리고 싶어 가장 트렌디한 수단인 음악과 패션을 차용한 이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며 “현대차 그룹은 소비자가 스스로 주인공인 이 시대에서 고객들과 폭넓게 소통하는 라이프 스타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이같은 시도는 소비재 시장 ‘큰손’으로 떠오른 밀레니얼 세대의 마음을 공략하기 위함이다.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생활 공간으로 인식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자동차가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미칠 영향을 상상하며 구매를 결정한다. 현대자동차가 스타일 나잇 이전부터 ‘라이프 스타일’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시도를 해온 이유다.
현대차는 지난 2012년부터 ‘삶의 공간(Life Space)’으로서 현대차 이야기를 담은 글로벌 브랜드 캠페인 ‘Live brilliant’를 전개한 것을 시작으로 2014년 자사 최초의 브랜드 체험관인 ‘현대 모터 스튜디오’를 열었다. 해당 공간은 차량 전시장을 넘어 브랜드가 추구하는 메시지를 반영한 예술작품, 콘텐츠 등으로 채워졌다. 지난해에는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개최된 ‘2017 FW 헤라서울패션위크’에서 ‘쏘나타 콜렉션’을 통해 쏘나타 뉴 라이즈에서 영감을 받은 패션을 선보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