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9일 선거제 개편과 관련해 연동형 비례대표제 방식을 적극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정의당 야 3당이 선거제 개편과 새해 예산안 처리를 연계해 배수진을 치자 자칫 예산안이 부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윤호중 민주당 선거제도 개편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은 지난 20여년 동안 일관되게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도입을 공약으로 제시해왔다”며 “권역별 비례대표제의 기본 틀 위에 연동형을 적극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민주당은 연동형을 수용하면 지역구 의석을 확보하더라도 비례대표가 오히려 줄어들어 전체 의석은 손해를 본다는 판단하에 연동형 도입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왔다.
반면 연동형 도입 여부에 따라 정당의 존폐가 달린 야 3당은 연일 민주당을 압박 중이다. 더구나 예산안이 법정시한인 다음달 2일 통과가 사실상 어려워지자 민주당은 비상등이 켜졌다. 현재 민주당 129석으로는 절반(150석)을 넘지 못해 민주평화당(14석+바른미래당 비례대표 3석)과 정의당(5석)의 협조 없이는 주도적인 예산안 통과가 어렵다. 지난해에도 원내대표 간 합의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은 예산안 표결에 불참했다. 당시 국민의당이 표결에 참석하지 않았다면 예산안 부결이라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었다. 민주당이 ‘연동형 적극 수용’ 입장을 분명히 하고 평화당과 정의당의 협조를 받겠다고 나선 배경이다.
다만 윤 위원장이 현재 의원 정수를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말해 야당의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장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심상정 의원은 기자간담회에서 “의원 정수 확대를 반대하면 지역구 축소에 대한 결의를 해줘야 한다”며 “이도 저도 안 하는 것은 선거제 개혁을 안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평화당도 논평을 통해 “지금 여당은 계속 말을 바꾸고 뒤로 물러서면서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