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90일간 무역전쟁 휴전을 선언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1일부터 실시될 예정이던 미국의 대중 추가 관세 부과는 양국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중단된다. 다만 양측이 서로에게 요구하는 타협안의 간극이 커 협상 결과를 낙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1일(현지시간) 업무 만찬을 갖고 미국이 향후 90일 동안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양국 정상의 회동은 지난해 11월 7일 중국 베이징에서의 정상회담 이후 1년여 만이다.
미 백악관은 회담 종료 후 성명을 통해 양국이 앞으로 90일 휴전 기간 동안 기술이전 강요와 지식재산권 탈취, 중국의 비관세장벽 등의 문제에 대해 추가 협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이 내년 1월부터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인상하려던 계획은 보류됐지만 90일 내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인상 조치는 시행된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양국 정상회담 후 브리핑에서 “두 지도자는 새로운 관세 부과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하며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적절한 시기에 상호 방문하고 양국이 서로의 시장을 추가 개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이 확전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했지만 이번 ‘조건부’ 휴전이 무역전쟁 종식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블룸버그통신은 “양국이 장기간의 무역갈등 문제를 풀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한 번의 만찬으로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의 힘겨운 협상을 예상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