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사법행정회의 역할 재검토" vs "권한 남용은 기우" 판사들 난상토론

설문조사, 법원장·대법관회의 줄줄이 예정

김명수式 '셀프개혁'에 비판 여론 가능성도

3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각급 판사들과 법원 공무원들이 ‘사법행정제도 개선에 관한 법원 토론회’를 열고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대법원3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각급 판사들과 법원 공무원들이 ‘사법행정제도 개선에 관한 법원 토론회’를 열고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대법원



사법행정 개혁 관련 사법부 자체안을 마련하기 위해 일선 판사들이 비공개 난상토론을 펼쳤다. 김명수 대법원장의 지시로 진행하는 법원 의견수렴 과정의 첫 단추인 만큼 최종 결과가 ‘셀프 개혁’ 비판을 피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법원은 3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판사·법원 공무원 1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사법행정제도 개선에 관한 자체 토론회를 열었다. 특히 이번 토론회에서는 지난달 7일 “대법원장의 권한을 사법행정회의로 대폭 이양하라”는 ‘사법발전위원회 건의실현을 위한 후속추진단’의 개혁안을 사실상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발제자로 나선 김민기 부산고법 고법판사는 “사법행정회의에 각급 기관장에 대한 임명·지휘권을 전부 이관하는 것은 현재 대법원장이 이를 독점한 것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며 “사법행정회의의 역할을 의사결정 기구로 명확히 하고 인적 구성도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유지원 변호사는 “사법행정회의의 권한 남용은 기우일 가능성이 높다”며 “법원행정처의 권한 분산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맞섰다.


법원은 이날 토론회를 시작으로 조직 내 의견수렴 절차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우선 5일부터 12일까지 사법행정제도 개선 방향에 대해 전국 판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7일에는 전국법원장회의를 연다. 수렴된 의견은 김 대법원장이 참여하는 대법관회의에서 최종 논의될 예정이다.

관련기사



다만 사법부가 자체 개혁안을 내놓더라도 ‘셀프 개혁’ 논란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후속추진단장인 김수정 변호사부터 지난달 22일 “사법발전위원회 다수의견을 채택하지 않는다면 이는 개혁의 후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도 이날 ‘2018년 한국 인권보고대회’를 열고 “현재 대법원이 진행하는 법원행정처 폐지 등은 법원 ‘행정’의 개혁일 뿐”이라며 “각계가 참여하는 범정부적인 사법개혁 추진기구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법원행정처는 사법 개혁의 일환으로 의정부지법과 대구지법에서 법원장 후보 추천제를 시범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밝혔다.


윤경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