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장관의 원전 지역 방문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성 장관의 이번 방문을 두고 신고리 4호기에 대한 운영 허가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종용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신고리 4호기는 기술심사를 모두 마친데다 기존 원전 모델에 비해 지진 저항성도 1.5배 높다. 쌍둥이 원전인 신고리 3호기가 지난 2016년 준공 이후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안전상의 우려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도 경주 지진 등으로 인해 달라진 지질환경을 고려한 부지 안전성과 방사선 비상계획 등에 대해 “모두 기준에 적합하다”고 원안위에 보고했다. 하지만 원안위는 네 차례의 검토를 하고도 1년 넘게 운영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원전이 가동되지 않으면 하루 2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원전 전문가들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환경단체 등의 반발에 영향을 받아 결론을 미루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에너지정책합리화를추구하는교수협의회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정부가 에너지 정책을 결정할 때 여론조사를 하지 않는 것은 물론 원자력 전문가들의 이야기도 듣지 않고 이념적으로 편향된 환경단체들에만 휘둘리고 있다”며 “수출형 원전인 신고리 4호기에 대한 운영 허가를 내주지 않으면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한 바라카 원전도 날아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환경·탈핵단체는 신고리 4호기뿐 아니라 신고리 3호기까지 운영을 중단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달 UAE에서 짓고 있는 원전 격납건물에 공극(빈공간)이 있다는 소식을 빌미로 “산업부는 같은 모델인 신고리 3·4호기 역시 동일한 문제가 없는지 전면조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고리 3·4호기를 인근에 둔 부산 지역 시민사회도 “대국민 사기극이 드러났다”며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도 체코에 방문해 “한국은 지난 40년간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면서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었다”면서 한국 원전의 안전성을 강조했다.
성 장관은 한편 현재 40% 수준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신고리 5·6호기 건설현장도 찾았다. 성 장관은 최근 해외 원전 수주 논란을 의식한 듯 “사우디아라비아·체코·영국 등의 원전 수주에 총력을 다해 국내 원전 사업의 공백을 최소화하고 산업 경쟁력과 일자리 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고리 1호기 현장에서는 “원전 산업의 새로운 먹거리로 원전 해체 분야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원전 해체 산업 육성을 위한 종합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