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유치원법 국회처리 더 이상 늦춰선 안된다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가 3일 ‘유치원 3법’ 심사에 착수했다. 올가을 국정감사에서 유치원 비리가 봇물처럼 터진 지 2개월여 만이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놓은 유치원 3법 개정안은 그동안 두 차례나 법안심사소위가 열렸음에도 야당이 자체 입법안 마련을 위해 시간을 달라고 요청하면서 심사 자체가 연기된 바 있다.


여야는 심사 첫날부터 팽팽한 공방전을 벌였다. 박용진 의원이 제출한 개정안과 자유한국당이 지난 주말에 마련한 개정안의 간극이 워낙 큰 탓이다. 두 법안의 차이는 크게 유치원 회계관리를 국가회계 시스템으로 일원화하는 것과 3~5세 누리과정에 대한 정부 지원금을 보조금으로 전환할 것인가로 압축된다. 여당안은 사립유치원 회계를 국가회계관리 시스템으로 일원화하고 정부 지원금을 보조금으로 분류해 이를 유용하면 횡령죄 처벌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국가회계와 일반회계로 이원화해 학부모 분담금의 용처를 재량에 맡기고 누리과정 정부 지원금을 보조금으로 전환하지 말자는 것이 한국당의 법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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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날 선 공방으로 시간만 축내면 이번 주말까지인 정기국회 회기 내 유치원 법 개정안이 상정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그래서는 곤란하다. 여야 법안에 상당한 차이가 있음에도 유치원 회계 투명성 강화라는 기본취지는 같다. 절충점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정부 지원금에 대해서는 엄격한 회계관리를 하되 학부모 분담금은 재량권을 인정해주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정부 지원금은 여당안대로 보조금으로 전환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런 식으로 여야가 한 발짝 양보하면 타협점을 찾을 여지가 있다.

정치권은 지난달 말 국회 정상화에 합의하면서 사립유치원 관련 법을 연내 처리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 약속을 지키기 바란다. 법안 통과가 지연될수록 아이를 맡겨야 하는 학부모의 불안과 피해만 커지게 된다. 이번에 불발되면 유치원 개혁의 기회가 또 언제 올지 모를 일이다. 정치권이 대승적 차원에서 조속히 합의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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