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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초대석] "中 스타트업, 한국에 관심 커...국내 대기업 투자·협업 늘것"

■김병국 9K리서치 대표

삼성전자·현대차 등 적극

김병국 9K리서치 대표김병국 9K리서치 대표



지난 10월24일 서울 강남역 잼투고 빌딩에서 이례적인 비공개 행사가 열렸다.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삼성전자·LG전자·GS그룹 등의 관계자 40명이 모였다. 이들을 한데 불러모은 주인공은 중국 자율주행차 로봇 스타트업인 ‘퍼셉트인’. 중국 바이두가 주도하는 자율주행차 연구사업 ‘아폴로 프로젝트’의 창립 멤버인 류샤오산이 2016년 창업한 기업이다. 퍼셉트인은 저속 자율주행차 ‘드래곤 플라이’로 글로벌 벤처캐피털(VC)인 매트릭스파트너 등에서 1,100만달러를 유치했다. 삼성전자도 삼성벤처스를 통해 1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이는 김병국 9K리서치 대표였다. 4일 서울경제신문 시그널과 만난 김 대표는 “미국에서 창업했다가 미중 갈등 탓에 선전 등으로 다시 돌아온 중국의 잘나가는 스타트업이 한국을 테스트베드로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퍼셉트인도 한국 대기업과 무인 자율주행차 분야에서 컬래버레이션을 원해 9K리서치와 계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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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K리서치는 2015년 설립된 한중 아웃소싱 리서치 전문기업이다. 2011년 월스트리트저널이 선정한 자동차 부문 아시아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선정된 김 대표가 베이징대 광화관리학원 MBA를 취득한 후 중국 자본을 기반으로 회사를 설립했다. 현대차와 삼성전자·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대기업과 중국 홍타이기금 등이 9K리서치의 기업 분석서비스를 받는 주요 고객이다.

김 대표는 자본력이 풍부한 국내 대기업이 중국의 스타트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이제 막 열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중국에서는 스타트업 투자에 쏠렸던 자금이 주식이나 채권 쪽으로 많이 흘러갔고 이른바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가 그 공백을 메웠는데 한계에 도달했다”며 “거품이 꺼지면서 (우리 기업이) 제대로 된 밸류에이션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 이후 전면 철수한 롯데 등 유통기업과 달리 현대차를 비롯해 삼성전자 등 제조 대기업은 중국 스타트업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이 현대차다. 정의선 현대차 총괄수석 부회장은 6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CES아시아 2018’에서 인공지능(AI) 기반 영상인식 기술을 보유한 중국 딥글린트와 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바이두가 진행하는 자율주행차 연구사업 ‘아폴로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한국 기업들도 AI와 자율주행 분야 기술에 관심이 큰 만큼 앞으론 우리 대기업의 중국 스타트업에 대한 직접투자나 중국 스타트업과 우리 대기업의 협업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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