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텍의 모기업인 이스라엘 IMC그룹이 대구에 항공기 부품용 첨단 절삭공구기업 ‘IMC엔드밀(가칭)’을 설립한다. 절삭공구 생산 세계 2위인 IMC그룹은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미국 이외의 지역에 처음으로 투자한 기업으로 유명하다.
신규법인 IMC엔드밀이 들어서는 곳은 대구 달성군 가창면 대구텍 내 옛 대중금속고 부지(약 5만8,253㎡)로, IMC그룹은 내년 상반기 공장을 착공해 연말께 준공할 예정이다. 투자규모는 6,000만달러(약 700억원)다.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권영진 대구시장은 5일(현지시간) 제이콥 하파즈 IMC그룹 회장과 이와 관련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IMC그룹의 투자는 기존 계열사에 대한 증액 투자가 아닌 신규 계열사를 설립하는 방식이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IMC그룹 내에서 신규 설립지역을 놓고 미국·일본·이스라엘 등 여러 후보지가 치열하게 경합한 끝에 대구로 입지가 최종 결정됐다. 대구텍의 성공 경험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IMC그룹은 대구텍과 함께 국내에 2개 주력 계열사를 보유하게 된다.
IMC엔드밀은 앞으로 대구공장에서 항공기 부품 제조용 고성능 절삭공구와 고강도 공구용 텅스텐 소재를 생산할 계획이다. 금속을 깎거나 직선과 곡선 모양을 매끈하게 다듬을 때 사용하는 엔드밀 등이 대표적인 절삭공구다. 신규 법인의 초기 판로는 버핏이 소유한 미국의 항공부품기업 프리시전 캐스트파츠(PCC)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에 따르면 세계 항공산업은 환경규제와 연비경쟁에 따른 노후 항공기 교체 수요로 인해 오는 2020년까지 연평균 5.6%의 성장세가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항공기 부품용 고성능 공구산업도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IMC 관계자는 “IMC엔드밀의 매출이 2020년 300억원으로 시작해 2028년까지 연 평균 15.5%씩 가파른 성장세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권 시장도 이날 “IMC그룹의 투자는 당장 150여명의 신규 고용창출로 이어지고 중장기적으로는 지역 주력인 기계금속산업이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IMC그룹은 지난 1998년 당시 대한중석을 인수, 대구텍으로 회사명을 변경한 후 지금까지 대구텍에 모두 5,000억원을 투자했다. IMC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편입된 대구텍은 이후 종업원 1,300여명, 연 매출 8,000억원이 넘는 국내 최대 절삭공구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번 법인 설립으로 대구텍은 자동차·선박 등 기존 절삭공구 생산에 집중하고, 신규 법인은 항공기 부품산업에 집중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IMC그룹은 1952년 이스라엘에서 시작해 대구텍·이스카(이스라엘)·탕갈로이(일본)·잉가솔(미국) 등 13개 주력 계열사와 130여개 자회사를 소유한 세계 2위 절삭공구 생산그룹이다. 워런 버핏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버핏은 지난 2006년 IMC의 지분 80%를 인수한데 이어 2013년 20%를 추가 매입했다. 이중 핵심은 이스라엘 테펜에 위치한 이스카다. 대구텍은 버핏이 IMC 지분을 전량 인수하면서 자연스럽게 버핏 소유가 됐다. 버핏은 지난 2007년과 2011년 두 번이나 대구텍을 방문하는 등 대구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테펜(이스라엘)=손성락기자 ss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