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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이터 관리

이창성 딜로이트안진 재무자문본부 부장




사물인터넷(IoT),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데이터의 중요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 결과 많은 기업이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오는 2025년에는 현재 규모의 10배인 연간 160제타바이트(ZB·1ZB는 1조1,000억GB)의 데이터가 생성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무분별한 데이터의 확보와 저장은 오히려 기업가치를 하락시킬 수 있는 많은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의 54%는 활용되고 있지 않으며 중복된 데이터가 32%, 중요한 데이터는 14% 정도라는 조사 결과가 있다. 데이터 관리 미비나 불필요한 데이터 보유로 사고가 발생하는 사례를 자주 접할 수 있다. 데이터로 인해 발생하는 위험을 관리하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만 사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폐기를 포함한 데이터 관리 절차가 있어야 한다. 데이터 관련 사고에 대한 사후 대응 방안도 보다 강화될 필요가 있다.


불필요하게 고객의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있다가 유출돼 과징금 및 보상 비용이 발생하거나 연구 중간 과정의 산출물 데이터를 무분별하게 저장했다가 경쟁 업체에 유출되는 등의 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적절한 데이터 폐기를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데이터 폐기는 데이터 생명주기 관리기준 안에서 적시에 수행돼야 한다. 데이터를 식별하고 중요도와 활용도를 고려해 유형별 데이터의 보유기간 및 활용기간이 정의돼야 한다. 폐기 대상이 된 데이터는 복구가 불가능한 방법으로 영구 삭제돼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특허청 및 산업기밀보호센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밀정보 유출 사고 관련 소송 중 77%가 무죄 판결이 났으며 47%가 사고 후 대응이 미비해 유출 사실조차 입증하지 못했다고 한다. 연구 결과, 영업비밀, 고객정보 등의 유출은 기업가치의 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데이터 유출 시 다양한 데이터 분석 및 디지털 포렌식 기술 등을 활용한 유출 시간·경로·방법 등에 대한 분석을 통해 법적으로 활용 가능한 증거를 확보하는 방안과 절차 마련이 필요할 것이다.

이제 데이터는 기업의 매우 중요한 자산 중 하나가 됐다. 게다가 기업의 데이터 관리는 투자를 좌지우지하는 요소로 판단되고 있다. 무분별한 데이터 소유와 관리 미비, 사고 미조치 등은 투자 요소인 기업의 가치를 하락시킬 수 있으므로 적절한 시점에 폐기를 포함한 데이터 관리와 예상할 수 있는 사고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 절차가 수립돼야 할 것이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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