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의 체포 사건으로 미중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중국이 하이테크 분야의 연구원들에게 ‘미국 여행 자제령’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중국의 한 연구기관에 종사하는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민감한 하이테크 분야에 종사하는 연구원들은 불필요한 미국 여행을 하지 않도록 경고를 받았다.
이 소식통은 만약 불가피하게 미국을 여행해야 할 경우 휴대폰과 노트북 등에서 민감한 정보를 지우라는 지시도 받았다고 전했다.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의 딸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 부회장은 지난 1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체포됐다가 12일 법원의 보석 결정으로 풀려났다. 멍 부회장 체포는 그가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다고 보는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이처럼 미중 간의 무역 갈등이 격화하면서 양국 연구자들과 사업가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SCMP에 따르면 지난달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은 중국 국유기관 소속의 일부 미·중 관계 연구원들의 10년 복수비자를 무효로 했다. 한 소식통은 미국 세관 관리들이 그들의 컴퓨터와 휴대폰을 검색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미국 내에서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 시스코는 멍 부회장 체포 후 직원들에게 불필요한 중국 여행을 자제할 것을 요청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정부가 중국 여행을 자제할 것을 요청하는 경고 발령을 검토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캐나다 전직 외교관 마이클 코프릭이 중국 당국에 억류되고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도 연락이 두절돼 억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멍 부회장을 체포한 캐나다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