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이 현대차 등 국내 완성차 업계의 실적 부진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해외법인에 지분투자를 했다.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이를 바탕으로 현지에서 투자를 늘리고 판로를 개척하며 성장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
16일 IB업계에 따르면 수은은 현대·기아차 협력사인 디알액시온과 호원의 해외법인에 각각 40억원, 45억원 등 총 85억원의 지분투자를 확정했다.
기아차의 협력사인 디알액시온은 현대모비스가 지분 2.99%를 보유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투자 대상은 디알액시온의 인도법인으로 현지에서 자동차 엔진의 핵심인 실린더헤드를 제조, 판매하고 있다.
수은의 지분투자는 지난해 인도에 진출한 기아차의 설비증설에 동참하기 위해서지만 더 큰 이유는 디알액시온이 인도 현지 납품처를 뚫었기 때문이다. 디알액시온은 인도 완성차 업체인 마힌드라에 납품키로 했다. 디알액시온의 지난해 인도법인 매출은 556억원으로, 9월 말 기준 매출은 전년보다 50% 성장했다. 호원은 자동차 차체와 프레임을 제작하는 터키법인에 투자를 받았다. 호원은 최근 터키 현지에서 포드 납품계약을 따냈다. 수은의 투자를 포드 납품 물량을 늘리는데 사용해 현대차 위주의 매출처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호원 역시 2007년 터키 진출 당시 현대차를 따라나선 것이지만 이제는 스스로 다른 판로를 뚫으며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호원은 지난해 터키법인에서 885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도 꾸준히 매출이 늘고 있다.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는 현대차 일부 협력사들이 도산위기에 놓이면서 신규대출이나 투자가 끊긴 상태다. 수은은 두 회사 모두 해외 법인이면서 리스크가 큰 중국이 아니라는 점, 자체 기술력을 갖고 신규 납품처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해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선준 수은 투자금융실장은 “자동차 부품산업의 상황을 보면 리스크가 전혀 없다고 할 수 없다”면서도 “모든 금융기관이 리스크만 따져 자금지원을 하지 않으면 기업을 살릴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