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인 김태우 수사관의 비위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사건의 한 축인 ‘골프 접대’ 의혹을 파악하기 위해 골프장을 압수 수색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김 수사관이 드나든 것으로 알려진 골프장 7∼8곳에 대해 이날 압수 수색을 벌였다. 앞서 김 수사관은 청와대 자체 감찰에서 평소 알고 지낸 민간 업자가 비용을 대 골프를 쳤으며, 청와대의 다른 특감반 직원 일부도 부적절한 골프 회동에 동참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검 감찰에서 김 수사관의 진술이 일부 바뀌고, 함께 골프를 쳤다는 업자와 직원들과도 주장이 일치하지 않아 검찰은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데 주력해 왔다. 이날 압수 수색으로 라운딩 기록, 비용 결제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한 검찰은 당시 김 수사관이 누구와 어떤 경위에서 골프를 쳤으며, 이 과정에 부정한 청탁과 향응 제공 등이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규명할 것으로 예측된다. 검찰은 김 수사관에 대한 감찰 조사를 진행하다가 지난 14일 영장을 발부받아 그의 휴대전화를 압수하는 등 사실상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김 수사관은 경찰청에 지인이 연루된 공무원 뇌물사건 진척 상황을 확인하고, 자신의 감찰대상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승진이동을 하기 위해 공개모집에 응모했다는 등의 의혹도 받는다. 검찰은 김 수사관에게 직권남용과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김 수사관이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와 관련한 첩보 보고서를 언론에 유출하자 청와대가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혀, 수사 추이에 따라 김 수사관에게 다른 혐의가 추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수사관은 연일 언론 제보를 통해 ‘지난해 말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으로부터 참여정부 인사들 및 가족들의 가상화폐 투자 동향을 파악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수사관은 고건 전 국무총리 아들 고진씨, 변양균 전 정책실장,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등 참여정부 공직자나 그 가족의 투자 동향을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김은비 인턴기자 silverbi2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