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가사도우미를 불법고용한 혐의를 받는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69)씨와 딸 조현아(44)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최근 검찰에서 비공개 조사를 받았다.
18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예세민 부장검사)는 지난 13~14일 이씨와 조 전 부사장을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불러 조사했다. 이들은 일부 혐의를 인정하기도 했으나 일부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와 조 전 부사장은 2013년부터 최근까지 필리핀 출신 여성 10명을 대한항공 연수생 신분으로 속여 입국시킨 뒤 월 50만원 안팎의 급여를 주고 자신들의 집에서 가사도우미 일을 시킨 혐의를 받는다. 대한항공은 마닐라지점을 통해 필리핀 현지에서 모집한 가사도우미들에게 연수생 비자(D-4)를 발급해주는 등 불법고용에 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법무부 산하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는 2000년대 초반부터 필리핀인 20여명이 대한항공 연수생 자격으로 입국한 사실을 확인했다. 출입국당국은 이씨가 대한항공 직원들에게 가사도우미 채용을 지시하는 등 연수생 허위 초청을 주도했다고 보고 지난 7월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출입국당국은 출입국관리법 위반 공소시효가 5년인 점을 고려해 2013년 7월 이후 고용된 가사도우미 10명에 대한 혐의로 처벌 대상을 좁혔다.
검찰은 조만간 이씨 등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