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지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치과교정과 교수
흔히 치아교정은 청소년이나 젊은 성인들만 하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최근 중장년층의 치아교정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한치과교정학회가 서울·부산·대구 등 5개 대도시 대학·종합병원 치과교정 환자를 조사해보니 40대 이상 연령층의 비중이 지난 2010년 6.8%에서 지난해 8.0%로 증가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중장년층도 종전보다 오래 사회생활을 하는데다 외모를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치아교정은 어릴수록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구치가 다 나온 초등학교 5~6학년 정도에 할 것을 대개 추천한다. 주걱턱처럼 턱 성장의 부조화가 심한 경우 성장이 끝난 20대에 교정을 추천하기도 한다.
하지만 40대 이후 중장년층이라고 해서 치아교정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교정치료는 평생 한번 하는 게 아니라 필요하면 부분적으로 하는 경우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중장년층의 교정치료는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변화하는 치열을 교정해 잇몸질환과 치아상실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치아의 배열이 나쁘면 칫솔질을 잘 해도 구강 위생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치주염 같은 풍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치아교정으로 치아배열을 고르게 하면 위생관리가 쉬워져 치주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그래서 중년 이후라도 교정치료를 하는 것이 잇몸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치아가 빠져 인접 치아가 쓰러진 경우, 반대쪽 치아가 비정상적으로 올라오거나 내려간 경우 임플란트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이때도 임플란트 전에 치열을 가지런히 하는 ‘실버 교정’ 치료를 하는 게 좋다.
중장년층의 치아교정은 치주염 치료로 잇몸의 염증을 조절한 뒤 해야 한다. 다른 기저질환이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당뇨병·고혈압·심혈관계질환 등 전신질환이 있거나 평소 다른 질환으로 약물을 복용 중이라면 치아교정 전에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할 필요가 있다. 나이가 들면 치아가 미세하게 손상되거나 패인 경우가 많으므로 평소 치아·잇몸 관리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