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머니+] '천덕꾸러기' 金펀드 3개월 수익률 6%…年 3% 금리 달러RP도 인기

위험자산 회피현상 뚜렷해지며

안전자산 품은 '펀드·ETF' 각광

금펀드 테마펀드 중 수익률 1위

한미 금리차 역전에 달러투자 쑥

2415B03 금가격



증시가 불안한 흐름을 보이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달러 등 안전자산을 품고있는 펀드·상장지수펀드(ETF)가 투자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현상이 뚜렷하면서 안전자산의 몸값이 더욱 치솟고 있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높이지기 때문이다. 특히 올들어 경기회복 전망에 힘입어 미국 펀드는 3·4분기까지 연초 이후 수익률 10%에 육박하며 선방했으나, 10월 들어 미국 증시 변동성도 커지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더욱 커졌다. 전통적인 안전자산에 대한 니즈가 더욱 커지면서 그동안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던 금펀드 등이 다시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19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21일 기준 금 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5.95%로 전체 39개 테마 펀드 중 1위를 차지했다. 금 직접 투자가 부담스러운 투자자들이 대표적 간접상품인 관련 펀드에 몰리고 있다. 특히 ‘검은 10월’ 이후 증시 변동성으로 3개월 펀드 수익률은 일제히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금펀드만 거의 유일하게 6%에 가까운 수익률을 과시했다. 같은 기간 펀드 테마 중 헬스케어(-15.10%), 삼성그룹펀드(-11.83%) 등의 마이너스 수익률과는 대조적이다.


이 같은 펀드 수익률은 금 가격 상승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 8월 온스당 1,176.20달러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금 가격은 7일 1,252.6달러까지 올랐다. 금 시세 상승과 함께 금 거래량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10월 금 누적거래량은 429.6킬로그램으로 전월 248.9킬로그램 대비 72.6% 증가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은 달러 가치 하락에 대비하는 대안투자 성격이 강해 일반적으로 달러 가치와 반대로 움직인다. 통상적으로 글로벌 경기가 불안하면 금 값은 오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올해는 미중무역 분쟁 등으로 인해 글로벌 시장 불안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신흥국 통화 불안이 겹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 금 투자가 예년에 비해 활기를 띄지 못한 배경이다. 부진했던 금 투자가 다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은 건 하반기 들어서다. 최근 미국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흔들리면서 금 투자로 돌아선 투자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금 펀드 중에서도 IBK자산운용의 ‘IBK골드마이닝증권자투자신탁’ 펀드의 수익률의 3개월 수익률은 16.48%, 신한BNPP골드증권투자신탁 10.05%, 한국투자KINDEX골드선물레버리지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 6.46%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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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불확실성도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가격 상승 요인이다. 미ㆍ중 무역분쟁은 물론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와 관련해 영국과 EU뿐 아니라 영국 내부에서도 주장이 엇갈리는 불확실성 상황이 금의 몸값을 더욱 높이고 있다. 이탈리아 예산안 문제, 프랑스의 ‘노란조끼 시위’ 등 유럽의 정치적 갈등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금은 여전히 저평가되고 있고 내년에도 여러 대외 변수 영향으로 추가 상승이 유력하다”며 “금에 직접 투자하거나 혼합자산인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투자하는 것도 유리하다”고 전했다.

금뿐만 아니라 한미 금리 차가 역전돼 원화보다 운용 수익이 높은 달러 투자가 부각되는 모습이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달러 환매조건부채권(RP) 일평균 매입 잔량은 1조5,715억원으로 지난해 일평균 잔량(1조4,047억원)보다 15% 이상 증가했다. 미국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던 지난 6월에는 달러 RP 일평균 매입 잔량이 2조529억원으로 2016년 4월 이후 2년여 만에 2조원을 넘어섰다. 달러 RP 매입 잔량이 많다는 것은 RP 거래가 시작돼 환매가 돌아오지 않은 거래 잔액이 크다는 것으로 그만큼 달러 RP 발행이 활발하다는 의미다.

원·달러 환율은 최저점을 찍었던 1,107원(지난 8월 28일 장 마감기준)에서 지난 11일 1,142원까지 치솟았다. 50여일 만에 35원이나 껑충 뛰었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화 강세에 미중 무역분쟁 여파가 가세하면서 상승세를 보였다. 향후에도 달러 강세흐름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존에 달러 투자가 예금 등 주로 보관 용도였다면 지금은 자산을 불리는 수단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신한금융투자가 지난달 말 내놓은 연 3% 금리의 달러 RP가 대표적이다. 이는 달러 RP로 연 3% 금리를 내세운 첫 상품이다. 총 2억달러(2,000억원) 한도인 이 상품은 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자산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최대 가입한도 100만달러 내에서 고액의 가입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한국투자증권은 최고 연 3.1%의 달러 RP를 내놓기도 했다.

달러ETF, 달러ELS, 달러보험 상품들도 달러화 상품의 인기에 편승해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달러선물지수를 기초로 달러의 방향성에 투자하는 미국선물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도 늘고 있다. 달러화 강세로 달러선물지수 상품의 가치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삼성KODEX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의 경우 연초 이후 수익률은 12.35%에 달하고 ‘미래에셋TIGER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과 ’키움KOSEF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의 수익률도 각각 12.04%, 7.14%다. 운용사 관계자는 “연준이 이달 금리를 올린데 이어 내년에 두 차례 금리를 올릴 경우 기준금리 3% 시대를 목전에 두게 된다”며 “달러 투자에 대한 수요는 한동안 재테크 시장의 한 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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