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나홀로족 '집밥 욕망' 식탁을 바꾸다

유통가 올해의 키워드 <중> 혼밥과 건강 사이

편리함에 집중했던 가정간편식

안주부터 실버푸드까지 영역확장

1인가구 '건강 지향' 트렌드에

샐러드 도시락·건기식도 급성장

생수 등 음료업계엔 소용량 열풍

①가정간편식의 인기가 올해도 이어진 가운데 비비고 만두는 미국 등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으며 K푸드 전성기를 이끌고 있다.  ②파리바게뜨는 베이커리 업계 최초로 지난 8월 전용 배달서비스 ‘파바 딜리버리’를 론칭했다.  ③동원F&B는 지난 10월 발효유 가운데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면역 기능성을 인증받은 제품 ‘뮤닝’을 출시했다.  ④식음료 업계는 패키지의 다변화로 불황을 이겨가고 있는데 특히 기존 제품보다 작은 사이즈의 소용량 제품이 1인 가구의 증가추세와 맞물려 인기다.  ⑤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11월 전국 1,200여개 매장에 종이빨대를 전면 도입하기로 결정했다.①가정간편식의 인기가 올해도 이어진 가운데 비비고 만두는 미국 등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으며 K푸드 전성기를 이끌고 있다. ②파리바게뜨는 베이커리 업계 최초로 지난 8월 전용 배달서비스 ‘파바 딜리버리’를 론칭했다. ③동원F&B는 지난 10월 발효유 가운데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면역 기능성을 인증받은 제품 ‘뮤닝’을 출시했다. ④식음료 업계는 패키지의 다변화로 불황을 이겨가고 있는데 특히 기존 제품보다 작은 사이즈의 소용량 제품이 1인 가구의 증가추세와 맞물려 인기다. ⑤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11월 전국 1,200여개 매장에 종이빨대를 전면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소비 시장에서 1인 가구가 큰손으로 떠오른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홀로족’의 영향력이 이토록 강력해질지는 누구도 짐작하지 못했을 것 같다. 특히 먹거리 시장의 최근 변화는 1인 가구가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리할 시간이 없어 외식과 간편식을 즐기지만 홀로 살기에 더욱 건강을 챙기는 홀로족들의 특징은 식품 기업들에 거대한 변화를 요구하는 중이다.

◇가정간편식=3~5분이라는 짧은 시간을 투자해 훌륭한 한 끼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콘셉트의 가정간편식(HMR·Home meal replacement)은 홀로족 혹은 바쁜 맞벌이 가구가 품고 있던 ‘집밥’에 대한 욕망을 풀어내며 그야말로 업계의 ‘대세’ 트렌드로 떠올랐다. 식품 기업뿐 아니라 편의점 등 유통 채널, 최근에는 외식산업까지 앞다퉈 다종다양한 HMR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은 나날이 커지는 중이다. 또 예전에는 HRM이 편리함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에는 홈술을 즐기는 자들을 위한 안주, 고령자들을 위한 실버푸드 등 다양한 분야로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의 간편식은 해외에서도 호평받고 있다. 특히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만두’의 경우 올해 미국에서만 2,0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등 큰 인기를 끌며 K푸드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배달·배달앱=식품기업들을 HMR 시장에 뛰어들게 한 1인 가구는 외식산업에도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외식 빈도가 비교적 낮은 1인 가구의 마음을 사로잡는 동시에 HMR과 경쟁에서도 이기려면 배달 서비스가 필수조건이 된 것이다. 실제 파리바게뜨부터 엔제리너스커피, 빕스와 계절밥상까지 외식 프랜차이즈 대다수가 올 들어 배달 전용 메뉴 및 서비스를 도입했다. 배달 사업이 인기를 끌자 홀이나 매장 없이 배달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고스트 키친’ 창업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배달의민족 등 배달앱과 자영업 소상공인들 사이의 수수료 분쟁이나 악성 리뷰에 대한 업주·소비자의 대립 등 신종 사회문제도 등장하는 모습이다.



◇건강 지향=홀로 사는 1인 가구는 건강에 각별히 신경 쓴다는 점에서도 시장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과일·채소 등을 챙겨 먹기 힘든 1인 가구를 노려 샐러드 도시락이나 건강한 착즙 주스 등이 잇따라 등장했고 건강기능식품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특히 면역력과 관계가 깊은 장내 유익균 증가에 프로바이오틱스가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며 기능성 발효유(요구르트) 시장이 만개하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유한양행, 광동제약 등 전통적 제약기업도 건강식 위주의 레스토랑을 열거나 헛개나무 등 건강기능성 원료로 HMR을 출시하고 있어 ‘건강 시장’을 둘러싼 기업 간의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소용량=1인 가구의 건강에 대한 관심은 ‘먹을 만큼만 먹자’는 절식·소식 트렌드로 이어져 음료 시장에 ‘소용량’ 열풍을 불러오기도 했다. 음료의 소용량 추세는 삼다수·아이시스 등 생수부터 콜라·사이다 등 탄산음료, 맥주·위스키 등 주류에 이르기까지 전방위로 확산 중이다. 소비자 호응도 높은데 일례로 1인 가구의 소형 냉장고에도 들어가는 직사각형 패키지의 1ℓ 아이시스 생수의 경우 올해 1~9월 매출이 전년 대비 182%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디아지오코리아도 스테디셀러 위스키인 조니워커레드와 블랙의 200㎖ 소용량 제품이 큰 인기를 끌자 최근 저도주 스카치위스키 ‘W아이스’도 기존보다 120㎖ 줄어든 소용량 버전으로 출시했다.

◇친환경·윤리적 소비= 1인 가구를 대표하는 2030 세대는 소비에도 의미를 부여하는 ‘가치 소비’ 추구 성향이 높다. 덕분에 ‘친환경·윤리적’ 소비 유행도 이어지는 중이다. 특히 올 하반기에는 카페 내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한 정부 정책이 시작되며 ‘노(No) 플라스틱’ 열풍이 불었다. 커피전문점들이 머그잔·텀블러 사용을 독려하는 가운데 스타벅스는 발 빠르게 종이 빨대를 전면 도입해 주목받았다. 또 지난해 ‘살충제’ 계란 사태 이후 공장식 축산에 대한 비판 여론이 강화되며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 식품, 공장식 축산을 지양한 동물복지 제품 등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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