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비핵화 협상, 시간벌기용 北의 꼼수였나

北 핵탄두 대량생산 보도 파문

美조야서 '北 비핵화 진정성'에 회의론 거세질 듯

전문가 "트럼프, 이익에 부합해 대화 틀은 안깰것"

일각선 "北 경제 궁핍, 대화 진정성 보여" 분석도

북한이 핵을 대량생산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조야에서 북한이 핵전력 강화를 위한 시간벌이용으로 북미대화를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회의론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NBC 보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 개발 실험 단계에서 대량생산 단계로 넘어갔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진정성을 의심했다.

영국 싱크탱크인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크리스티나 배리얼 연구원은 “김 위원장은 정책을 바꾸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북한이 연구와 개발에서 대량생산으로 옮겨갔다”고 말했다. 우드로윌슨센터의 로버트 리트워크 수석부소장은 “현재 생산속도라면 북한은 오는 2020년까지 약 1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할 수 있으며 이는 영국이 보유한 물량의 거의 절반 수준”이라고 말했다고 NBC는 덧붙였다.


북한의 핵실험·미사일 도발 중단을 치적으로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대한 쓴소리도 쏟아졌다.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이 핵 폐기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으나 신경 쓰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 시험 발사를 중단한 것만으로 자신의 대북전략을 성공적으로 평가하며 정치적 성과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다수의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NBC의 보도로 인해 북미 간 대화의 틀이 깨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경제신문 펠로(자문단)인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트럼프 행정부는 판을 깨는 것보다 대화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대화를 깨면 결국 군사적 압박으로 가야 하는데 북한에 효과가 없다”며 “군사적 압박을 위한 전략자산을 운용할 경우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대화 국면을 유지한 채 제재를 이용한 장기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대북제재로 북한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의문을 표한 NBC의 보도는 맞지 않는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서경 펠로인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초강력 대북제재로 전면적인 봉쇄상태에 직면해 경제파탄까지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 않는 한 경제·핵 병진 노선의 지속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북한 지도부에서 핵심 군 간부들의 위상이 급격히 하락했고 (북한은) 핵 실험과 중장거리 미사일 능력의 고도화를 중단했다”고 반박했다.


박우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