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추적전자장치(전자발찌)를 절단한 후 해외로 도망친 한국인 성범죄 피의자가 처음으로 국내 송환됐다.
경찰청은 9일 오후5시20분 태국 방콕발 인천행 대한항공 KE660편으로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 중이던 A(51)씨를 송환했다고 밝혔다. A씨는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사건이 접수된 경찰서로 압송됐다. A씨는 지난 2002년 특수강도강간 등 혐의로 징역 12년형과 7년간 전자발찌 부착명령을 선고받았다. 이후 2014년 출소한 A씨는 4년 만인 지난해 3월 전자발찌를 절단한 뒤 종적을 감췄다. 전자발찌를 추적·관리하는 법무부에서 뒤늦게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하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A씨는 이미 일본으로 출국한 상태였다.
경찰은 A씨가 일본에서 태국으로 도피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동시에 태국 인터폴과의 국제공조수사로 A씨에 대한 추적에 나섰다. 태국 경찰은 A씨가 파타야에 은신 중이라는 첩보를 입수했고 지난해 10월 파타야의 한 카페에서 A씨를 체포했다.
이날 A씨와 함께 음란물 사이트 운영자 B(36)씨도 송환됐다. B씨는 2016년 4월부터 2년6개월간 미국에 서버를 둔 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14만3,000여점의 음란물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 2017년 새로운 음란 사이트를 개설해 운영해오다 지난해 4월 태국으로 도피했다. B씨 역시 태국 인터폴의 공조수사로 도주 6개월 만에 검거됐다. B씨는 자신이 직접 촬영한 동영상을 다른 음란 사이트 운영자들에게 판매하는 ‘음란물 공급자’ 역할도 해왔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2017년 12월 필리핀에서 전세기로 도주범 47명을 단체 송환하는 등 해외도피 사범 검거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로 송환된 해외도피 사범은 총 304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3년(120명) 이후 5년 만에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경찰 관계자는 “한국과 태국 경찰 간 긴밀한 협력관계가 있었기 때문에 피의자들을 검거해 송환해올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인터폴을 통해 해외에 도피 중인 피의자들을 끝까지 추적·검거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