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한 2016년 국민투표 이후 영국인들의 정치·사회적 불만과 미래에 대한 불안이 크게 고조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인 2,000여명을 대상으로 시행된 온라인 여론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65%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영국이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
국민투표 성향별로는 EU 잔류를 선택한 응답자의 절대다수인 82%가 이에 동의했고, 심지어 EU 탈퇴에 표를 던진 응답자 중에서도 43%는 영국의 행로에 불만을 표출했다.
이는 미국계 홍보·마케팅 업체인 에델만이 시행한 ‘2019 에델만 트러스트 바로미터’의 조사 결과다. 에델만은 매년 전 세계 주요국을 대상으로 정부 신뢰 지표를 조사해 발표해왔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브렉시트를 둘러싼 영국 내 국론 분열과 국민적 불만이 우려스러운 수준에 이르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응답자의 69%는 국민투표 이후 영국인들이 자국의 정치·사회 현실에 더 화가 난 상태라고 답했고, 40%는 영국인들이 이러한 불만을 표출하고자 폭력시위에 가담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영국은 정치적 폭력시위가 극히 드문 곳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6명 중 1명은 국민투표를 놓고 친구 또는 가족·친척들과 사이가 틀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해 에드 윌리엄스 영국·아일랜드 총책임자는 영국의 정식 국호인 ‘유나이티드 킹덤’(United Kingdom)을 빗대어 “왕국이 분열됐다(disunited kingdom)”고 표현했다.
그는 “브렉시트가 영국 사회의 균열을 표면화시켰다”면서 “가족·친구들을 갈라 세우고 영국인들을 더 사납고 화나게 만든 것은 물론 폭력시위와 사회적 무질서의 두려움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