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설자리 잃어가는 K패션] "변해야 산다"...코오롱 새 가방브랜드, 백화점 버리고 온라인으로

■바뀌는 생존 방정식

1020 밀레니얼세대 잡기 위해

유통망 바꾸고 맞춤 제품 론칭

LF 화장품 입소문 타고 인기몰이

삼성물산은 부진한 사업 정리

스포츠 주력해 '매출 2조' 목표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

최근 패션 업계가 ‘변화’를 모토로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길을 가거나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휠라코리아처럼 밀레니얼 세대의 마음을 잡고 변화에 성공한 기업은 다시 한 번 비상하는가 하면 부진한 브랜드를 접고 잘되는 스포츠 부문에 집중한 삼성물산패션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실제 삼성물산패션은 지난해 하반기 에잇세컨즈의 중국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해 비용을 줄이는 한편 올 초에는 YG엔터테인먼트의 합작사 ‘네추럴나인’과 브랜드 ‘노나곤’의 사업 중단을 선언했다. 사업부 개편을 통해 ‘슬림 경영’에도 나섰다. 여기에 북유럽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그라니트’를 들여오고 젊은 층에 인기가 많은 프랑스 컨템포러리 브랜드 ‘메종 키츠네’ 등을 추가했다. 올해 남성복 등 부진한 사업보다 성장성이 높은 스포츠 위주로 ‘매출 2조원’의 벽을 넘는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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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FnC는 매출 1,000억원 이상을 올리는 ‘메가 브랜드’ 쿠론의 뒤를 잇는 가방 브랜드 ‘블랭크블랑’을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키우기로 했다. 지난해 여름 20대 초중반을 겨냥해 쿠론보다 저렴한 가격에 트렌디한 디자인을 내세운 블랭크블랑은 자사 온라인몰인 ‘코오롱몰’에서 유통을 시작했다. 올해부터는 밀레니얼들이 많이 찾는 무신사·W컨셉 등 다양한 온라인몰 유통 확대에 나섰다. 기존의 백화점과 로드숍 위주의 출점 방식에서 벗어난 것이다.



최근 LF가 브랜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시도한 뷰티 브랜드 ‘헤지스 맨 룰429’의 유통 방식도 이와 닮았다. 먼저 자사 온라인몰에 유통한 뒤 입소문을 타자 올리브영 등 H&B 스토어와 면세점의 러브콜을 받아 입점했다. 처음에 성공을 예상하지 못해 물량을 조금만 찍었다가 초도물량이 동나 재생산에 들어간 것도 인디 뷰티 브랜드들의 예상하지 못한 성공 일화와 닮아 있다. 성공 방식의 비결로는 데이터 분석과 수요 조사를 통해 기존 시장에 없었던 ‘틈새 제품’을 만들어 공략했다는 점이 꼽힌다. LF는 화장품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대표 제품인 ‘슬리핑 퍼팩크림’이 안착하면 남성 소비자의 수요에 맞춘 아이템을 잇따라 선보일 계획이다.

토종 브랜드 중 일찌감치 밀레니얼 세대의 수요를 읽은 휠라는 7,000억~8000억원대에 머물렀던 매출이 어느새 1조원(아쿠쉬네트 연결 실적 제외)을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소싱 센터를 만들어 생산 단가를 낮추고 백화점·로드숍 대신 대형 편집숍과 온라인으로 자리를 옮겨 1020대 밀레니얼 세대들의 마음을 공략한 덕이다.


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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