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이용자는 더 큰 화면을 원합니다. 펼쳤을 때 노치가 없는 큰 화면의 스마트폰이 구현됩니다.”
중국 화웨이는 24일 바르셀로나 이탈리안 파빌리온에서 열린 출시 행사에서 ‘화웨이, 미래를 연결(HUAWEI, Connecting the future)’이라는 명칭으로 신형 폴더블폰 ‘화웨이 메이트X’를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폴더블폰 ‘갤럭시폴드’를 공개하며 포문을 연 여파로 전 세계 1,000여명의 언론과 정보통신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화웨이 언팩행사를 지켜봤다. 올해 스마트폰 주요 사업자들이 폼팩터 혁신 경쟁에 돌입하면서 ‘접는 스마트폰 전쟁’의 승자는 누가 될지에 대해 어느 때보다 관심이 쏠리게 됐다.
중국 화웨이가 이날 공개한 신형 폴더블폰은 예고한 대로 바깥쪽으로 접는 ‘아웃폴딩’ 방식이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폴드가 안으로 접는 ‘인폴딩’ 방식인 것과 대조를 이뤘다. 아웃폴딩은 스마트폰이 접힐 때 곡률 반지름이 인폴딩보다 크고 화면 바깥 디스플레이를 따로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장점이다. 이 때문에 인폴딩보다 더 구현하기 쉬운 기술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화웨이의 스마트폰은 지난해 ‘세계 최초’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 서둘러 공개했던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로욜의 폴더블폰보다는 기술적으로 우수하고 세련됐다는 평가다. 접는 기술은 ‘팔콘 윙’이라는 명칭이며 물리학적 계산을 거쳐 완성했다. 접어도 화면 손상이 없도록 3년 이상 연구했다는 것이 화웨이 설명이다.
화웨이 폴더블폰은 접었을 때 앞면 6.6인치, 뒷면 6.38인치, 펼쳤을 때 8인치다. 접었을 때 두께는 17㎜가량이다. 5세대(5G) 통신도 호환할 예정이어서 세계 최초 5G 폴더블폰의 타이틀을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 가격은 2,299유로(293만원)으로 책정됐고 올 중순 판매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중국 업체들이 잇달아 폴더블폰을 공개하면서 전 세계의 관심은 누가 승자가 될 것인지 여부다. 삼성전자와 화웨이는 폴더블폰의 접는 방식이 달라 사용자경험(UX)도 달라진다. 또 두께·무게 등도 차이가 있어 이용자들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 단말기 제조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이용자들이 사용한 적이 없는 형태의 스마트폰이어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폴더블폰이 침체에 빠진 스마트폰 시장에 활력을 불러올지도 관심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폴더블폰 스마트폰 출하량은 300만대 수준으로 예상된다. 폴더블폰 출하량은 오는 2020년 1,400만대, 2021년 3,000만대, 2022년 5,000만대로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한 해 스마트폰시장 규모(15억대 수준)를 감안했을 때 여전히 큰 규모라고 보기는 어렵다. 폴더블폰은 가격이 250만원 안팎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가격 장벽이 높은 편이다. 이에 따라 이용자들이 과연 적극적으로 기존 스마트폰 대신 폴더블폰으로 옮겨갈지 전망하기는 쉽지 않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폴더블폰은 소비자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하드웨어 설계가 선행돼야 하고 사용자인터페이스(UI)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가격 부담이 있는 만큼 자칫하다가는 커브드스마트폰처럼 실패할 위험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글·사진(바르셀로나)=강동효기자 kdhy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