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밥만 먹고 헤어진 여야…국회 정상화 합의 평행선

羅 “구질구질하다” 洪 “말조심하라” 언쟁

극한 대치 속 3월 임시국회 일정도 불투명

문희상(가운데) 국회의장이 25일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열린 여야 5당 원내대표 회동에 앞서 홍영표(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게 자리를 권하고 있다.  /연합뉴스문희상(가운데) 국회의장이 25일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열린 여야 5당 원내대표 회동에 앞서 홍영표(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게 자리를 권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5당 원내대표가 25일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만나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헤어졌다. 당장 시급히 처리돼야 할 민생법안들이 산적해 있지만 새해 들어서도 여야 대치로 국회가 공전을 거듭하면서 또다시 ‘빈손 국회’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 의장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김관영 바른미래당, 장병완 민주평화당,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의장 접견실에서 회동하고 임시국회 일정 등 당면한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여야 원내대표들은 촉박한 일정 등을 고려해 사실상 물 건너간 2월 임시국회 대신 3월 임시국회 일정 등을 조율했지만 한 시간 넘게 이어진 회동에서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 특히 나 원내대표가 전날 ‘최소조건’만 맞으면 3월 국회에 응하겠다고 밝혀 일정 합의에 대한 기대감도 흘렀으나 결국 성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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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원내대표는 비공개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진행된 것이 없다. 더 논의해 국회가 정상화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도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고 봄이 왔는데 국회에는 봄이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손혜원 무소속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한 국정조사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조건 없는 국회 정상화로 맞서고 있다. 이에 김 원내대표는 “손 의원 국조에 여당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을 고려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청문회로 대체하자고 제안했다”면서 “한국당도 (손 의원 국조를) 청문회 수준으로 낮추면 신재민 폭로, 환경부 블랙리스트 관련 청문회 등을 같이 여는 것으로 하자고 하는데 민주당이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동에서 홍 원내대표와 나 원내대표는 각 당의 입장을 굽히지 않으며 거친 설전을 주고받았다. 나 원내대표는 연초부터 정부 여당을 향해 쏟아진 수많은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와 국정조사 등 여당이 하나도 수용한 것이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홍 원내대표도 정쟁용 요구에는 응할 수 없다며 맞받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구질구질하다’는 나 원내대표의 발언에 홍 원내대표가 ‘말조심하라’고 언성을 높였고 나 원내대표는 여당이 아니라 자신의 입장이 구질구질하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의장과 5당 원내대표는 이후 오찬을 함께하며 논의를 이어갔지만 결국 국회 정상화를 위한 접점을 찾지 못한 채 빈손으로 헤어졌다.


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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