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7일 북미정상회담을 두고 ‘빅딜’과 ‘스몰딜’이라는 논의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스몰딜과 빅딜은) 입구이자 출구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청와대가 생각하는 빅딜과 스몰딜의 정의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스몰딜이 되면 성공하지 못한 회담이고, 빅딜이 돼야 성공한 회담인가”라고 반문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변인은 우선 “협상 당사자인 북미가 빅딜·스몰딜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는다. 미국 언론에서도 지난해 5월에 한 번 스몰딜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뒤 쓰지 않고 있다”며 “우리 언론만 쓰는 개념이며 그 개념조차 기사마다 다른 기준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사 그런 개념을 인정한다고 해도 무 자르듯 자를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연속적인 개념이며 빅딜 안에 스몰딜이 포함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우리 속담에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이 있다”며 “천 리 길을 가기 위한 한 걸음, 한 걸음을 걷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의 이 같은 설명은 북미정상회담 결과가 현재 언급되는 ‘스몰딜’ 수준이라고 해도 장기적인 협상 과정의 일환으로 해석해야지 실패로 규정할 수 없다는 의미다. 김 대변인은 또 “일부 언론에서 쓰는 빅딜 개념을 보면 과거 리비아식 해법(선 비핵화·후 보상)의 변형된 형태로 보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북한과의 관계에서 리비아식 해법은 더는 통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미국 정부도 (알고 있다). 미국 정부도 그 용어와 개념을 쓰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이날 북미정상회담 첫날 일정과 관련, “정부의 각급 채널이 하노이 현지에 나가 있고 또 각급 채널을 통해서 대통령에게 보고가 이뤄지고 있다. 두 정상의 만남도 관련된 현지 보고가 밤늦게라도 이뤄지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참모들과 같이 회담 현장을 지켜볼 계획은 있나’라는 물음에도 “참모들과 같이 볼 예정은 없다”고 했다. 회담 결과를 두고 남북 정상이 소통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 역시 “남북 정상의 접촉은 현재로서는 예정된 것은 없다”고 답했다.
다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 시기에 대해 “현재 조율되거나 논의되는 것은 전혀 없다”면서도 “답방은 이번 북미회담 결과와 밀접히 연관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