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11일 “신용카드 소득공제가 근로자의 보편적 공제제도로 운용돼온 만큼 일몰 종료가 아니라 연장돼야 한다는 대전제 하에서 (축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기재부는 “증세 목적이나 제로페이 활성화를 위해 동 제도의 축소·폐지를 검토한다는 일각의 지적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지난 4일 “신용카드 소득공제와 같이 도입 취지가 어느 정도 이뤄진 제도에 대해서는 축소 방안을 검토하는 등 비과세·감면제도 전반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소득공제 축소 가능성을 시사한 것과는 방침이 바뀐 것으로 풀이된다. 월급쟁이들의 불만이 거셀 조짐이 보이자 올해를 끝으로 폐지하지 않겠다고 급히 진화에 나선 것이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는 올해 말 일몰 예정이다. 다만 신용카드 소득공제 혜택을 보는 직장인이 2017년 기준 968만명에 달하고 ‘13월의 보너스’로 불리는 연말정산에서도 공제 혜택이 커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반발 기류가 강하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따라 아홉 번째로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국민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세제에 대해 지나치게 눈치를 본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의 한 세제전문가는 “현 정부에서 세제가 사회적인 이슈가 되는 것에 부담을 갖고 있어 과거와 달리 방향성을 밝히기보다 여론 향방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홍 경제부총리 발언 이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도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오는 2022년까지 연장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추 의원은 “우선 3년 연장 법안을 제출한 뒤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를 기본공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즉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