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25년 만에 두 개의 인터넷전문은행이 새로 출범한 지 2년이 흘렀다. 이른 감은 있으나 그동안 인터넷전문은행이 우리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을 짚어보는 것은 미래를 위해 의미가 있다. 금융당국은 정보기술(IT)과 금융이 접목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이 금융시장의 경쟁과 혁신을 촉진시키는 연못 안의 메기와 같은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했다. 실제로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금융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왔다.
비대면 실명확인과 송금, 간편 결제 등 주요 금융거래가 보다 손쉽게 이뤄졌으며 플랫폼 인지도를 배경으로 폭발적 인기를 끌기도 했다. 공인인증 등 복잡한 절차에 짜증이 났던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고객 수가 1년 반 만에 900만명에 이르렀다. 대출 금리나 수수료를 낮게 책정해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스마트폰만을 거래 수단으로 하면서 고객의 스마트폰 정보를 이용한 보안 기능 등으로 안전성도 높였다. 무엇보다 이용의 편의성 측면에서는 분명 메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아직은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첫째, 서비스의 차별성과 경쟁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이제는 기존 은행들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사용자 친화적으로 개선하고 인증 수단도 간편해졌으며 오히려 다양한 금융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금리 경쟁력도 초기 시장선점전략이기는 하나 이를 지속하려면 수익성이 담보돼야 한다. 인터넷전문은행보다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은행들도 여럿이다. 둘째, 장기 생존이 가능한 수준으로 영업이익을 확보할 수 있을지 여부다. 지난해 9월 기준 케이뱅크는 580억원, 카카오뱅크는 163억원의 영업손실을 보였다. 대출금 증가세는 점차 둔화되고 있고 차별적 경쟁력도 희석되고 있다. 오히려 수익성이 높은 자산관리나 거액 대출 등은 기존 은행들이 노하우를 갖고 있는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이다. 주력인 가계대출은 포화상태이며 앞으로 건전성이 우려되는 시장이다. 셋째, 중금리 대출시장에서의 역할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월 기준 카카오뱅크는 일반가계신용대출의 95.3%를 5% 미만 금리로 운용해 우량 차주 위주 대출을 취급했다. 리스크 관리능력은 아직 완전히 검증되지 않았고 대출자산이 증가함에도 부실대출비율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출범 당시 창의적 조직문화와 혁신적 사업모델, 그리고 다양한 금융업종으로의 확장과 해외진출까지 기대됐다.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이번 인가에는 기대했던 IT 공룡기업들의 발걸음이 무겁다. 한편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4차 산업혁명 신기술들이 확산되면서 핀테크 활성화 여건은 더욱 무르익고 있다. 또 다른 합종연횡과 과감한 디지털 혁명이 우리 금융 산업의 지평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해현경장(解弦更張)의 의지와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