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기자의눈] 이마트24 ‘올해 1,000점 출점’ 목표…과연?

변수연 생활산업부




“올해 1,000점 추가 출점이요? 기존 점주들도 계약 해지를 고민하는 마당에 될까요.”

최근 서울 서대문구에서 만난 한 이마트24 점주는 올해 이마트24의 점포 확장 전략에 대해 묻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일 매출 40만~60만원의 저매출 점포들이 수두룩하다”며 “인테리어비 등 높은 시설 위약금을 내지 못해 울며 겨자 먹기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마트24의 ‘올해 1,000점 출점’ 목표가 최근 편의점 업계의 화두다. 이마트가 지난달 자료를 통해 지난해 부진했던 매출을 올해 트레이더스와 이마트24의 1,000여개 추가 출점으로 만회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지난 2017년 김성영 이마트24 대표가 기자간담회를 통해 “오는 2020년까지 매년 1,000개 이상 출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마트24의 지난해 순증 점포 수는 1,055개였다.


그럼에도 관심이 쏠리는 것은 그만큼 편의점업계가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단기간에 점포 수를 끌어올릴 수 있는 미니스톱 매각이 철회된데다 ‘100m 이내 근접 출점 금지’ 자율규약이 3월부터 부활한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30년 편의점 역사에서 처음으로 순증 점포가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이마트24도 1월 순증 점포 수가 48개로 전년의 절반 수준을 기록했다. 폐점 점포 수도 32개로 2017년 이래 월 기준으로 최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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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24 측은 브랜드 1,000개 출점 목표에 대해 ‘순증이 아니라 개점 기준’이라는 설명과 함께 지방 소도시 위주의 출점과 기존 타 브랜드에서 전환하는 점포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에 지난해 15%였던 브랜드 전환율(전체 개점 수 대비 전환 점포 수)은 1월 20% 이상으로 늘었다.

그러나 편의점 업계의 ‘간판 바꿔달기’는 이마트24만 새롭게 하는 게 아니다. 이미 각 사가 매달 ‘점포 뺏기 경쟁’을 벌여오고 있다. 여기에 점주들은 지난해 노브랜드 상품이 빠지며 상품 구색력이 약해졌고 저매출 점포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이마트24와 계약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수천만원의 시설 위약금을 내고 타 브랜드로 전환한 한 점주는 “타 브랜드보다 더 높은 상품 준비금을 갖고도 발주할 수 있는 상품 가짓수가 많지 않았다”며 “매장에 고객이 10명이 들어오면 절반이 상품을 둘러보고 구매하지 않고 나갈 정도”라고 말했다.

이마트24는 올해 가맹점에도 확대 적용할 수 있는 무인점포 모델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24가 이를 통해 점주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어려운 편의점 시장에서도 출점 목표치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지는 이 무인화 점포 사업의 성패에 달렸다.


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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