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26일 국민연금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 반대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오는 27일 대한항공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안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입장자료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대한항공은 “국민연금의 이번 결정은 장기적 주주가치를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매우 유감스럽다”고 반발했다.
대한항공은 “국민연금의 사전 의결권 표명은 위탁운용사, 기관투자자, 일반 주주들에게 암묵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신중한 판단을 내려야 했다”며 “특히 사법부 판결이 내려지지 않았음에도 무죄 추정의 원칙이라는 법적 가치마저 무시하고 내려진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조 회장은 총 270억원 규모의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하지만 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지도 않았는데, 이런 혐의 등을 들어 조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것은 부당한 처사라는 게 대한항공의 주장이다.
수탁자위는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에 대해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 침해의 이력이 있다고 판단해 반대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27일 대한항공 주총에서는 조 회장의 경영권을 두고 표 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정관에서 ‘사내이사 선임은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한항공 주식은 조 회장과 한진칼(29.96%) 등 특수관계인이 33.35%를 보유하고 있고,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11.56%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 지분 24.77%를 보유한 외국인 주주의 표심과 기관 투자자, 소액주주가 어떤 판단을 할지가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