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철교 아래 창고였던 공간이 초대형 헌책방으로 재탄생했다.
27일 서울시와 서울도서관은 송파구 잠실나루역 인근 신천유수지에 국내 첫 공공 헌책방 ‘서울책보고’를 개관했다. 이곳은 원래 암웨이가 창고로 지어 쓰다가 2014년 이전하면서 서울시가 소유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개관식에 참석하면서 “창고를 무엇으로 쓸지 고민한 게 7년”이라며 “시민의 양식을 위한 공간으로 태어나 기쁘고 행복하다”고 전했다.
이번 사업에는 청계천 동아서점, 상현 서림, 신촌 공씨 책방 등 책 매니아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진 헌책방들이 함께 참여했다. 기존 주제별로 서가가 꾸며지는 서점들과는 달리 25곳 헌책방별로 서가를 분류한다. ‘서울책보고’에서는 25개 헌책방이 각자의 서가에서 12만 여권의 책을 위탁판매한다. 시중 대형 중고서점보다 낮은 10%대 위탁 수수료만 떼기 때문에 시민들이 헌책을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한쪽에는 ‘독립출판물 도서관’으로 꾸며져 개인·소규모 출판사가 기획·판매하는 독립출판물 2,130여 권을 열람할 수 있어 독립출판물과 시민들의 거리가 더욱 가까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공간의 내부는 ‘책벌레’를 형상화한 구불구불한 긴 통로가 있고 양옆으로 아치형 서가 32개를 설치했다. 책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공간도 대거 마련돼 있다. 어마어마한 장서의 양에 특이한 책을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책방이지만 깔끔하고 모던한 내부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안락한 느낌을 주고 최신식 카페도 입점해 커피까지 마실 수 있어 “책 향기를 맡으며 연인과 ‘감성 데이트’하기 딱 좋은 이색 데이트 명소”로도 주목받고 있다.
공연·토크·마켓 등이 열리는 아카데미 공간과 북카페도 함께 마련돼 책을 중심으로 한 지역 문화 허브 역할을 하겠다는 서울시의 계획에 한 네티즌은 “헌책을 사고 파는 공간을 넘어 하나의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았으면 좋겠다”며 ‘서울책보고’에 대한 기대를 전했다. 개관식에 다녀온 한 블로거는 “헌책방에서 책을 찾는 것은 언제나 ‘보물 찾기’를 하는 느낌”이라며 “보물 찾기의 공간이 더 커진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최정윤 인턴기자 kitty419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