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스타 영화

[SE★인터뷰]‘미성년’ 염정아가 염정아에게 “앞으로도 성실하게 살아라”

‘어른스러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한 영화

“앞으로도 성실하게 살아라” 28년차 배우 염정아가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하는 말이다.

1991년 제35회 미스코리아 선으로 연예계에 입문한 염정아는 MBC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으로 데뷔한 28년 차 배우다. 최근 영화 ‘완벽한 타인’ 과 드라마 ‘스카이(SKY) 캐슬’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염정아는 한결 여유로워 보였다. 매 순간 허투루 하지 않는 ‘성실함’이 이뤄낸 결과이다.


염정아는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영화 ‘미성년’(감독 김윤석) 인터뷰에서 “영화 찍는 내내 ‘어른스러움’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했다” 고 털어놨다.

배우 염정아배우 염정아



‘미성년’은 평온했던 일상을 뒤흔든 폭풍 같은 사건을 마주한 두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진정한 ‘성년’과 ‘미성년’의 의미를 곱씹게 하며 사회에 새로운 화두를 던질 김윤석의 첫 연출작이다.

그는 영화 ‘미성년’에서 남편 ‘대원’(김윤석)의 비밀을 알고도 담담한 아내이자 엄마 ‘영주’로 분했다.

“영화 찍는 내내 ‘어른스러움’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했어요. 행복한 가정을 꾸려왔는데, 영주는 이런 일이 있을 것이라고 상상도 못 했을 거예요.감독님과 영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죠”

“극 중의 어른 중에는 영주가 그나마 어른에 가까이 다가간 사람인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어른이란 어떤 상황이든 객관적으로 보려고 하고 감정에 많이 휘둘리지 않는 사람이에요. 감정을 조절하는 것은 쉽지 않죠. 저 역시 어렵다는 걸 체감해요. 대신 전 제 감정을 컨트롤 하지 못했을 땐, 바로 반성을 하는 편입니다.”

염정아는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받은 지 하루 만에 출연을 결정했다. 스스로 시나리오에 끌리면 바로 선택을 하는 편이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작품은 결국 선택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단다.

“시나리오도 좋았고, 감독이 김윤석이라는 데 끌렸어요. 워낙 연기를 잘 하시는 분이라 감독일도 잘 할 것 같았어요. 막연하게 너무 잘할 것 같은 느낌이랄까”


염정아의 선견지명은 통했다. 실제로 만난 김윤석 감독은 “ 터치가 너무 섬세하고 연출력이 돋보였던 것 같다“며 만족감을 전했다.



”연기를 하시는 분이니까 연기의 디테일을 설명하시는게 정말 쏙쏙 들어왔어요. 돌려서 말하지 않고 ‘콕’ 집어서 말씀을 하시는 분이시죠. 감독님이 처음부터 연기가 중요한 영화라고 이야기를 하셔서 혹시 ‘내가 연기를 잘못해서, 영화에 누가 되면 어쩌나’라는 생각을 계속 했는데, 디테일하게 하나 하나 잡아주셔서 힘이 됐어요. 정말 감독님이 너무 믿음직스러웠어요.“

염정아가 바라본 김윤석은 “여성들의 심리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분”이었다. 낮엔 커피 한잔과 함께, 밤엔 술 한잔을 앞에 두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으로 기억에 남았다.

“여자들의 심리도 잘 이해하고 계셨고요. 워낙 가정적인 분이세요. 집안에서 그런 대화들을 깊숙이 하는 것 분이신 것 같았어요. 꼼꼼하고 섬세한 감정을 지니신 분이셨어요. 극 중에서 영주의 딸 주리가 ‘아빠가 도망갔다’며 우는 장면이 있는데, 당시 카메라가 제 얼굴을 비추고 있었어요. 저 나름대로 연기를 하고 있는데 감독님의 한마디가 정말 많은 깨달음을 줬어요. ‘픽하고 웃어볼까요?’ 하셨는데, 그 말이 정말 와 닿았어요. 정말 간단한 신인데, 남편의 행동이 어이없고 딸 앞에서 부끄러운 심정이 그 안에 다 담길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어요.”







‘미성년’이 흥미로운 지점은 ‘어른’의 의미를 곱씹게 하면서도 유머의 코드를 놓치지 않고 있다는 점. 염정아는 “재미있는 영화란 걸 시나리오를 보고 단번에 알아차렸다”며 신인 감독 김윤석의 재능을 치켜 올렸다.

“감독님의 위트를 알아챘어요. ‘시나리오를 이렇게 연출하시네’ 하면서 놀란 지점이 많았는데, 현장에서도 너무 웃겼어요. 시나리오만 봐도 이게 얼마나 재미있는 영화가 될지 알겠더라구요. ”

염정아는 ”포근한 김윤석 감독과 또 작업하고 싶다“는 마음도 밝혔다.

“영화를 찍고 나서 훨신 좋았던 작품이 바로 이 작품입니다. 시나리오에선 상상으로 메꿔야 했던 것들을 현장에서 감독님이 틈 없이 꼼꼼하게 메꿔주시는 것 같아요. 감독님이 연출할 때는 부드럽고 포근했는데 극중 대원을 연기할 때는 그냥 대원 그 자체여서 놀라기도 했어요.‘범죄의 재구성’ ‘전우치전’에 같이 출연하기는 했는데, 같이 연기해본 적은 없는데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한편, ‘미성년’은 오는 11일 개봉한다.

정다훈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