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8일 취임사에서 “경제를 고리로 평화를 공고화하고, 평화를 바탕으로 다시 경제적 협력을 증진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고 강화해나가겠다”며 남북경협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가 북한의 선 비핵화, 후 제재완화라는 강경한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어 김 장관의 남북관계 구상이 현실화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이날 외교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사에서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난해 시작된 한반도 평화의 흐름을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발전시키는 것”이라면서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고 제도화해나감으로써 민족의 염원인 평화통일로 가는 굳건한 반석을 놓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장관은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를 살려내기 위해 △평화가 경제 △분권과 협치 △소통과 합의 등을 정책 기조로 제시했다. 특히 그는 경협 등 북한과의 교류협력을 통해 국민들이 평화를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북관계의 변화로 인해 일상의 생활이 달라질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대북정책에 대한 국민적 합의도 넓어질 수 있다”며 “이제 그동안 뿌린 평화의 열매를 맺어야 한다. 비핵화와 평화정착 과정에서 남북이 함께 번영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김 장관의 구상은 오는 11일 열릴 한미정상회담의 결과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측에서 남북경협 등 제한적 제재완화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우리 정부 단독으로 교류협력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